▲ 경기언론인클럽과 인천경기기자협회 주최로 12일 오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6·4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가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쌍둥이 개성공단·도청사 광교이전등 현안마다 비슷한 밑그림 내놓기도
"수도권 발전 막는 나쁜 규제 줄이자" 한목소리 방법론에선 입장 달라
김지사 평가 남 "많은 부분 잘해" 김 "낙하산인사 최악 전형" 극과극


여야 경기도지사 후보들은 첫 대면식부터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 12일 인천경기기자협회와 경기언론인클럽이 공동으로 주최한 경기도지사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는 정치·경제·문화·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이 구상한 도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제한된 시간내에 자신이 차기 도지사로서 적임자임을 강조해야하는만큼 후보간 '밀고 당기기'도 만만치 않았다.

■ 치열한 정책 대결…밑그림 비슷한 부분도 상당

출·퇴근 대중교통 개선 문제, 도 재정난 극복 방안, 안전 분야 대책 등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치·경제·문화·사회 분야에서 꾸준히 도 현안으로 거론됐던 부분들에 대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은 서로 각 분야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대동소이한 부분도 상당했다.

가장 먼저 언급된 출·퇴근 교통문제 해소 방안으로 두 후보 모두 버스준공영제를 통한 빠르고 안전한 버스 만들기를 꼽았다.

궁극적인 개선책에서는 입장차가 있었는데 김 후보가 "다른 나라 수도권에서는 지하철 의존도가 큰데 우리나라는 뒤바뀌었다"며 전철망 확대 필요성을 주장한 반면, 남 후보는 "지하철망은 확대중이고 GTX도 곧 첫삽을 뜨는만큼 시급한 건 버스"라며 광역버스 확충이 해답이라고 맞불을 놨다.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도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에 대응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좋은 규제는 늘리고, 나쁜 규제는 줄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월호 사고원인중 하나로 선박의 선령 완화가 거론되며, 규제를 무조건 '손톱밑 가시'로 흘겨보던 분위기에 변화가 생긴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발전을 저해하는 이른바 '나쁜' 규제를 완화하는 방법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남 후보는 "이른바 수정법에 명시된 수도권의 범위에서 북부 낙후지역을 제외하도록 추진하는 등 현실적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고, 김 후보는 "전반적인 조사를 통해 지역 특색에 맞는 규제를 찾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북부 분도론에는 차이를 보였지만, 북부지역 발전 방안중 하나로 쌍둥이 개성공단 설치를 주장한 점은 같았다. 도청사 광교신도시 이전 문제도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연히 옮겨야한다"고 한목소리로 답했다. 공공임대주택 확대, 도 차원의 펀드를 통한 청년 일자리 증대에 대해서도 맥을 함께 했다.

■ '맏형' 경기도 vs '가교' 경기도

도 현안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두 후보 모두 토론회 내내 소통과 협력을 앞세웠지만 남 후보는 비교적 도가 주도하는 발전전략을 내세운 반면, 김 후보는 다양한 이해관계와 의견을 묶어 함께 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도민들의 자긍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남 후보는 "서울과 인천, 충청도를 한데 품어 대한민국을 크게 하는 '맏형' 경기도로 자부심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는 "시·군들과 연합해 협력체계를 갖추고 공동의 문화를 창달해 도 전체를 하나로 만드는 게 도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도내 문화자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대책에도 남 후보는 "수원KT가 경기도의 10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고, 천주교의 최대 행사중 하나인 '월드유스데이'를 도가 유치해 세계 청년들이 DMZ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도에는 뛰어난 관광자원이 많지만 해당 지자체에서만 신경쓰면 가치가 떨어진다. 수원 화성과 오산 세마대, 화성 용주사를 엮는 등 인접지역간 연계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김문수 지사 체제에서 김상곤 교육감이 이끌었던 도교육청과 마찰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 도교육청과의 갈등을 풀기 위한 방안에도 남 후보는 "도에 교육국을 신설해 도가 교육행정을 일정부분 담당하는 제도적 권한을 만들겠다"고 도의 주도적 역할을 앞세운 반면, 김 후보는 "도지사의 리더십으로 도의회를 설득하고, 도교육감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꾸리겠다"는 대조된 답변을 내놓았다.

■ 만만치 않은 밀고 당기기…김문수 지사 평가 등도 엇갈려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후 처음으로 대면하는 자리였던만큼 토론회 내내 신경전도 뜨거웠다. 김 후보는 자신의 공약사업의 실효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한된 시간을 넘겨가며 열을 올렸고, 남 후보는 "시간을 잘 지키면 인센티브가 있는건가"라고 제한시간에 촉각을 세우기도 했다.

도지사 당선후 대권 도전 의사와 김지사 도정 평가 등에 대해서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남 후보는 "김 지사가 많은 부분을 잘했고 대권에 도전하면 좋겠다. 저는 도지사가 되면 저한테 가장 먼저 가혹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고 답한 반면, 김 후보는 "산하 기관장 낙하산의 최악의 전형을 김 지사에게서 찾을 수 있는데, 도지사 자리를 대권 도전의 징검다리로 생각해 측근 인사를 채용하니 '관피아'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 후보가 여당 후보로서 정부와의 호흡을 언급한 반면, 김 후보가 정권 심판론을 강조한 점도 눈에 띄었다. 남북관계 개선 방안을 거론하며 남 후보는 "통일 대박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 대통령과 협력하고, 북부 접경지역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도지사가 직접 대통령과 얘기해야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는 "통일이 대박이라고 외치기만 하면 대박이 되는가"라고 맞받는가하면 "참사에서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무책임한 정권은 심판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무리 발언에서 남 후보는 '준비가 덜 됐다'는 이전의 비판을 의식한듯 "지난 2008년부터 줄곧 도지사 준비를 해왔다. 따뜻하고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1주일에 서너번은 토론회를 했으면 한다"면서도 "추가 답변을 해도 되냐"는 남 후보의 질문에는 이렇다할 답을 하지 않았다.

/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