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의 추모편지지 상단에는 '화중사범대학'이라고 쓰여 있었으며 이 학교는 중국 우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곳으로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추모편지를 보냈다.
삐뚤빼뚤하게 적었지만 정성껏 눌러쓴 한글편지속에는 세월호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애도의 메시지가 빼곡히 담겨 있었다. 한국어가 서툴러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기 힘든 학생들은 중국어도 곁들여 편지를 썼다.
백격이라는 학생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학생들에게'라는 제목으로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서는 "나는 머나먼 중국에 있지만 여러분의 소식이 마음에 걸려 계속 걱정하고 있습니다"라며 "부모님들은 여러분이 집에 돌아올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제발 꼭 살아있고 절대 죽지 마세요. 우리도 기적을 기대할게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호문근 학생은 "얼마 전에 중국 사람들도 말레이시아 비행기 실종사건으로 아픈 마음을 겪어 한국 사람들의 슬픈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라며 "이 편지를 읽고 있는 당신이 편지로 인해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을 위해 기도드릴게요"라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보냈다.
희생자 가족들을 향한 진양 학생의 편지는 유족과 조문객들의 마음을 울렸다. 그는 편지에서 "어머님, 절망하지 마세요. 아이는 어머니가 영원히 잘 살아가길 바랄 거예요"라며 "더이상 슬퍼하지 마시고 힘을 내세요"라고 용기를 북돋워줬다.
유족 김모씨는 "먼나라에서 함께 슬퍼해줘서 너무 어려운 상황이지만 힘을 내고 있다"며 "이런 마음을 전달받아 아이들도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