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조합은 해운법에 따라 해양수산부로부터 내항 여객선의 안전운항관리 업무를 위임받아 출항 전 선박의 안전실태를 점검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해운조합이 지정한 운항관리자는 선장이 제출한 '출항 전 여객선 안전점검 보고서'를 토대로 승선인원과 화물적재상태, 구명·소화설비, 통신상태 등을 점검하는 것이 임무다.
인천지부 소속 운항관리자들은 이같은 안전점검 절차를 관행적으로 무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출항 전 선장이 작성해야 할 안전점검 보고서를 공란으로 제출받은 뒤 출항 이후 선장이 부르는 대로 기재하고 서명하는가 하면 어떤 운항관리자는 현장인 인천항이 아닌 서울에서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해운조합은 2011년 9월 전남 여수 거문도 해상에서 발생한 4천t급 여객선 '현대 설봉호' 화재사건을 계기로 '출항 전 점검보고서가 공란일 경우 절대 서명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으나 운항관리자들은 이를 무시했다.
안전점검 대상인 여객선사들이 오히려 '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운항관리자들이 안전점검을 철저하게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천여개 여객선사가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선사들의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이 운항관리자를 채용하기 때문이다.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 수사팀(팀장·송인택 1차장검사)은 12일 수백 차례에 걸쳐 선박 안전 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및 사문서 위조)로 해운조합 인천지부 운항관리자 2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인천지부 전 운항관리실장을 체포해 조사중이다.
검찰은 운항관리자들의 이같은 안전불감증이 결국 세월호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해운조합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한편, 해운조합 운항관리자들의 총체적인 부실점검 실태가 드러나면서 이들에 대한 지도·감독 의무가 있는 해경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