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주요 격전지에 출마한 새누리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최근 뚜렷한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조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 실시된 것이어서 정부·여당 책임론이 민심에 그대로 투영된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전에 박빙 또는 우위를 보였던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지지율이 하락세로 급반전한 게 주목된다. 당내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수도권 '빅3' 지역을 모두 야권에 내주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감지된다.

특히 지난 12일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정몽준 후보에 대한 지지율 하락이 가장 눈에 띈다.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12~13일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2% 포인트)에서 박 후보는 53.3%를 얻어 32.9%를 얻은 정 후보에 비해 20.4%포인트나 앞섰다.

한 달 전인 4월11~12일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정 후보 48.5%, 박 후보 45.5%로 오차범위 내에서 정 후보가 한때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특히 여당의 전통적 텃밭인 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도 박 후보가 53.0%로 35.8%를 얻은 정 후보를 크게 앞서는 '이변'도 나왔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감지되고 있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7% 포인트)에서 새정치연합 송영길 후보는 40.0%를 얻어 32.6%를 획득한 유 후보를 7.4%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이는 매일경제·MBN의 지난 3~5일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포인트)에서 송 후보 39.6%, 유 후보 36.0%를 각각 획득해 박빙의 차를 보였던 것에 비하면 확연한 변화다.

다만 한국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일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표본오차 ±4.4% 포인트)에서는 유 후보와 송 후보가 각각 40.1%, 39.1%의 지지율로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사 선거도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격차가 좁혀지는 양상이다.

최근까지 남 후보는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리드하는 것으로 나왔지만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는 남 후보 38.3%,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 30.0%로 8.3%포인트 차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의 11~12일 조사에서는 남 후보 40.2%, 김 후보 39.4%로 초접전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 정부의 무능에 대한 20~40대의 실망과 비난이 특히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강남 4구'에서의 정 후보에 대한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도 "최근 이른바 '강남 좌파'의 여당에 대한 견제심리와 세월호 참사 여파가 복잡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개각을 비롯한 정부와 여당의 후속 대책에 따라 일시 이탈한 여당지지 중도층을 다시 끌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인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회초리를 맞아야 할 때니 당연하다"면서도 "앞으로 우리가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과제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남은 선거기간 세월호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 등에 주력해 민심 수습에 나설 방침이다.

중앙선대위원장인 이완구 원내대표가 전날 개각과 관련해 "백지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