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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검찰과 경찰 관계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있는 '세모 타운'에 강제진입, 내부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 체포에 실패한 검찰은 전국에 A급 지명수배를 내리고 밀항 루트를 차단하고 나섰다. 체포 전담팀도 꾸렸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대균씨는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차남 혁기(42)씨와 장녀 섬나(48)씨 등과 달리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래전 자녀들만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은 국내 거주 중이다.
검찰은 대균씨가 국내에 있다는 것 외에는 현재 구체적인 행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유 전 회장 일가 자택에 강제 진입했지만 대균씨의 신병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유 전 회장 측근인 계열사 대표 8명을 구속하며 수사에 속도를 낸 검찰로서는 뜻밖의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검찰 내부에서도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검찰 관계자는 "중학생이 가출해도 하루 이틀만에 찾지 못한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법적 절차를 지켜가며 수사하는 게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구원파를 등에 업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은신 장소가 국내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점이다.
검찰이 우선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곳은 구원파의 본산인 금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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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한 13일 오후 경기도 안성 금수원 주변에 "대한민국 헌법 20조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는 현수막이 걸린 가운데 신도들이 검찰이 부당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검찰은 전날 소환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유 전 회장이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진 금수원을 찾았으나 신도들의 반발로 내부에 들어가지 못했다. /연합뉴스 |
경기도 안성에 있는 금수원은 23만㎡에 이르는 대규모 부지에 교회, 주거 시설, 의료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수색에 들어갈 경우 많은 인원과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현재 구원파 신도 500여명이 금수원 외부 철문을 굳게 닫은 채 장기 농성 중이어서 검찰이 강제 진입을 시도할 경우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부자가 고향인 대구 자택이나 지방에 있는 영농조합 부지에 숨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균씨는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마저 꺼놓고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대균씨에 대해 A급 지명수배를 내렸으며 인천과 평택 등 전국 주요 항구가 위치한 곳을 중심으로 밀항 루트도 면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검찰은 애초 대균씨를 소환해 조사한 뒤 유 전 회장을 부를 계획이었지만, 대균씨가 잠적하자 곧바로 유 전 회장 측에 출석을 통보했다.
유 전 회장이 오는 16일 자진 출석할지는 불투명하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측 변호인이 사임한 이후 유 전 회장 측과 연락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내부적으로 유 전 회장이 소환에 불응할 경우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금수원에 강제 진입해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출석하지 않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소환 불응시 곧바로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