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학저널이 지난 160년 동안 의학 분야의 가장 위대한 성과로 '상하수도시설 즉 안전한 수돗물 보급'을 꼽았다. 20세기에 들어와 인간의 수명은 약 35년 연장되었는데, 이중 30년 정도가 상수도시설의 보급으로 인한 깨끗한 물 공급 덕분으로 해석된다. 즉 항생제, 백신, 진료기술의 발전보다도 수돗물의 보급이 인류의 평균 수명 연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 것이다.

물은 인체 구성성분의 70%로 가장 중요한 물질이다. 인체의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물의 함유량도 초기 90%에서 50%로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인체 내 물의 함유량이 노화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즉 물은 인체에 필요한 영양분 공급을 담당하고 있으며 면역체계의 가장 중추적 역할을 하는 가장 필수 물질이다. 이렇게 중요한 물에 대한 국민의 요구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60~70년대는 풍부한 물이 요구되는 시대로 소독처리에 의한 수량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시대였으며 80~90년대는 안전한 물을 요구하던 시대로 수질기준의 강화에 의한 안전하고 깨끗한 물 생산 공급이 중요한 시대였다. 그러나 2000년대는 건강한 물의 시대로 안전하고 깨끗하면서도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골고루 포함된 물을 요구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수돗물의 안전성과 질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는 물의 안전성을 위하여 미국 110항목, 일본 120항목의 수질검사 항목보다 많은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2012년 전 세계 주요 선진국 32개팀이 참여한 세계 수돗물 맛 평가대회에서는 아시아 국가 중 최고 성적인 7위를 달성하는 등 질 분야에서도 선진국의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생산 공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수돗물 직접 음용률은 약 2%에 머물러 미국 56%, 캐나다 47%, 일본 33%에 비해 매우 낮아 국가적 불필요 비용이 연간 2조원대 이상 늘어나고 있다. 음용률의 저하는 우리가 갖고 있는 수돗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이송 중의 수질저하 우려, 소독 냄새에 대한 기피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K-water는 이에 따라 취수원에서 수도꼭지까지 '스마트 워터 그리드(Smart Water Grid)'를 실현해 수돗물 공급 전 과정에서 수량과 수질을 과학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의 물 공급망에 ICT 기술을 접목하여 효율적, 안정성을 크게 높이고 그 결과를 소비자가 확인하는 관리시스템이다. 웰빙, 힐링 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반영하여 K-water는 지금까지의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넘어 '인체에 건강한 수돗물'을 공급함으로써 물 관리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진중이다. 특히 K-water는 스마트 워터 그리드의 일환으로 '스마트 워터 시티(Smart Water City) 시범사업을 파주시에 적용해 미래형 물 관리의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K-water는 이를 위해 최근 파주시와 MOU를 체결하고 공급 안정성 강화, 인체에 건강한 수돗물 생산, 공급 과정 수질관리 강화, 수도꼭지 관리 및 홈오토메이션을 통한 수질 정보제공 등 One-Stop 물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시민들이 우리 집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수돗물에 대한 수질 정보를 언제든 보고 느끼면서 안심하고 직접 마실 수 있는 변화와 사고의 전환을 기대하며, 이 시범사업의 성공을 통한 진정한 '국민 물 복지' 실현을 기대해 본다.

/장태현 K-water 파주수도관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