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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단원고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안산 화랑유원지 내 정부 공식 합동분향소에 모셔진 단원고 교사들의 영정 앞에 카네이션이 놓여 있다. /하태황기자 |
생존 죄책감에 극단적 선택
아직 못돌아온 선생님까지
절절한 사연 통곡으로 번져
"세상에서 가장 슬픈 스승의 날입니다."
지난달 17일 발견된 고(故) 남윤철 교사의 양 팔은 상처로 가득했다. 남 교사는 자신은 탈출할 생각도 않은채 출구에 매달려 학생들을 구하려고 사투를 벌이다 끝내 목숨을 잃었다.
남 교사의 고모는 "조카 성격상 아이들이 남았다면 배에서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주먹을 쥔 손과 팔의 상처를 보고 가슴이 찢어졌다"며 통곡했다.
남 교사 외에도 세월호에 탔던 단원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실종된 전수영 교사는 배의 침몰이 시작된 지난달 16일 오전 9시께 '구명조끼 입고 대기해. 선생님이 인솔할게'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와 선내 배치도를 학생들에게 전송했다.
2년차 고(故) 최혜정 교사는 '너희들 나가고나서 나도 나갈테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학생들 구조에 나섰다가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왔다.
이들 모두 제목숨보다 제자들을 사랑한 참스승이었다. 반면 살아돌아온 교사들은 자책감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단원고 백모(18)군은 "사고 직후 교감선생님이 학생들을 두고 빠져나왔다는 소식에 원망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도 괴로워했을 줄 몰랐다"며 "선생님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선생님을 용서하겠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번 사고로 동생을 잃은 권모(27)씨는 중학시절 은사인 고창석 교사까지 실종돼 여전히 대책위원회에 남아 있다.
권씨는 "고창석 선생님은 사명감이 남달라 학생들을 구하는데 온 몸을 내던졌을 것"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선생님이 돌아오시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사고탓에, 해마다 축제분위기였던 스승의 날을 앞둔 단원고는 슬픔에 잠겼다. 14일 오후 단원고 담장은 선생님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글귀가 적힌 노란리본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특히 2학년 교실에는 학생들의 편지로 가득했다.
실종상태인 유니나 교사의 교실에는 '저 음대가는거 지켜봐 주신다고 했잖아요', '언제쯤 나오실건가요, 선생님. 표현을 못했을 뿐이지 정말 좋아했다구요' 등 학생들의 애타는 바람이 적혀있었다.
단원고 학부모회의 한 봉사자는 "지난해 스승의 날 때에는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카네이션과 편지를 전달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며 "올해는 단원고 역사상 가장 슬픈 스승의 날이 됐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재규·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