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초 법원 인사에서 법원장급을 포함한 고위 법관들의 대규모 승진과
이동이 예정된 가운데 '법관 인사의 꽃'인 고등법원 부장승진을 놓고 사
시 20회 출신간에 유례없는 경합이 빚어지고 있다.
또 이미 40여명의 판사가 줄줄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이번 인사는 전체 법
관의 절반 이상이 움직이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28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내달 1일로 예정된 고등부장 이상 법관인사를 앞
두고 사시 8회인 김대환 서울고등법원장과 신명균 사법연수원장이 사의를
표명, 박영무대전고법원장이 겸임중인 특허법원장(고법원장급)과 정년퇴임
을 앞둔 전도영 광주지법원장을 포함, 최소 4자리의 법원장 승진 요인이 생
겼다.
이에따라 고현철 서울지방법원장 등 지법원장에 포진한 사시 10회중 3명
이 고법원장으로 올라서고 현재 재경지원장 및 서울고법 수석부장에 포진
한 사시 12회들이 일선 지법원장에 나서는 등 연쇄인사가 불가피해 2000
년 대법관 인사후 최대 규모의 고위법관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고등부장 승진은 유례없는 혼전 양상이다.
법원장 4자리를 포함, 최근 사표를 낸 서울,대구고법 부장판사 3명과 지난
해 가을 폐부됐던 특허법원 부장판사 한자리, 3∼4개로 예상되는 부 증설
등을 감안할때 12명 안팎의 고등부장 승진자가 나올 전망이다.
그러나 승진 대상인 사시 20회는 20명 이상이 지방부장에 남아 있지만
사표를 낸 사람은 2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승진이 유력한 일부 부장들을 제외하고 사시 21회 한두명이 승진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사실로 이뤄질 경우 실제 경쟁률은 3∼4대 1에 이
른다는 분석이다.
내달 8일 발표 예정인 지방부장 이하 인사 폭 역시 지난해부터 가을 인사
를 사실상 중단한 대법원 방침 등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지방에서 2년간 근무한 사시 24회는 서울로, 25회 중 일부는 교수 수요
가 늘어난 사법연수원 교수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고법의 주력인 사시 26회는 모두 지방의 부
장판사로 승진, 그 여파로 고법판사 승진 대상인 사시 29회는 물론 이례적
으로 다수의 30회도 동반승진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법복을 벗기로 한 판사가 30∼40여명에 이르는 가운데 고
등부장 승진에서 탈락한 사시 20회들이 추가로 줄사표를 낼 가능성 등도 있
어 이번 인사에서 50여명이 법원을 떠날 것으로 전망돼 일부 재판 차질도
우려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