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서도 부디 우리 아이들 손을 꼭 잡아주세요."

늘 그렇듯 스승의 날이 돌아왔지만, 올해 스승의 날을 맞은 안산은 온통 눈물만 가득했다.

15일 오전 11시께 안산 정부합동분향소.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을 지키려 애쓴 교사들의 영정 앞에 선 학부모 유가족들은 고맙고도, 죄스러운 마음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날 세월호 희생학생 부모들은 자녀가 달아주지 못한 카네이션을 대신 전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 저마다 빨간 카네이션과 흰 국화 꽃을 손에 들고 영정앞에 섰지만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한참이 지나 유가족들은 숨진 선생님들을 위해 준비한 편지를 조용히 읽어내려갔다.

권오현 유가족 대책위 총무는 "한분, 한분 지극하신 제자에 대한 애정과 스승으로서의 책임감에 저희 엄마·아빠는 죄송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뿐"이라며 "끝내 피어보지 못한 아이들과 함께 하신 선생님, 부디 영면하시고 그 곳에서도 우리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편지를 낭독한 후 미리 준비한 카네이션 바구니를 7명의 교사 영정 앞에 놓았다. 이미 영정 앞에는 등교하기 전 제자들이 놓아 둔 편지와 선물·카네이션이 가득했다.

한 학생의 편지에는 "살아계셨으면 …. 큰 이벤트도 준비하고 즐겁게 보냈을 시간인데…"라며 "불러도 불러도 다시 못볼 우리 ○○쌤 잊지 않을게요"라고 적었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