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째인 15일 오후 안산 단원고 정문 앞에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문구의 팻말이 놓여 있다. 그러나 사고 직후 뜨거운 추모열기를 보였던 안산 화랑유원지내 정부합동분향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 조금씩 퇴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
북적이던 자원봉사 손길도 감소
"아직… 아무것도 변한건 없는데"
식어가는 사회적 관심에 '씁쓸'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한달이 지났다. 수학여행을 함께 떠났던 친구들과의 추억을 담아 5월을 만끽해야 할 학생과 교사가 떠난 빈자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사고 이후 한달동안 대한민국은 충격속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관련기사 22·23면
국민들은 매일매일 눈물을 흘렸으며, 곳곳에 설치된 분향소마다 추모열기는 대단했다. 안산 합동분향소에는 연인원 50만명이 넘는 조문객이 다녀갔고, 전국적으로 130여만명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했다.
하지만 15일 정오께. 땡볕과 비바람에도 개의치 않고 끝없이 이어지던 조문객 행렬은 이젠 찾아볼 수 없다. 지난 14일 하루동안 조문객 수는 4천311명에 불과했다. 합동분향소가 처음 문을 연 지난달 29일 방문객 2만1천440명의 20% 수준이다.
자원봉사자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하루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분향소 내 자원봉사를 신청했지만, 지금은 문을 닫은 자원봉사 부스도 종종 보이고 있다. 퇴근 후 피곤한 몸으로 봉사대열에 참여했던 직장인들도 많이 감소했다.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연휴기간이 지나고 자원봉사자가 줄기 시작해 현재 30~40명의 봉사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아무래도 분향소 조문객 수가 줄면서 봉사수요도 줄어든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유가족들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우리 아이를 잊지 말아달라"며 절규하고 있다.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데 아이들의 죽음은 잊혀지고 있다. 제발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우리 아이들은 차가운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는데, 마치 세월호 사고가 나기 전처럼 선거운동을 다시 시작한다. 세월호 관련 뉴스가 점차 줄어가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울먹였다.
분향소 옆, 추모의 편지를 적는 게시판에는 온통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다짐이 빼곡하다. 아직도 바닷속을 헤매고 있을 20명의 꽃같은 생명과 가족들은 국민들에게 잊혀지는 것이 가장 두렵다.
/이재규·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