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월드컵'.
　언뜻 생각하기에 정신적인 면을 강조하는 종교와 육체적인 면을 중요시하
는 월드컵은 무관해 보인다.
　그러나 나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때 분연히 일어나 위기를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던 종교계가 전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맞아 붐조성
과 우리나라를 전세계에 알리고 월드컵을 국민화합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종교인들의 지혜와 역량을 모으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천주교 수원교구의 교구장인 최덕기 주교는 한국 천주교에서
는 최초로 '월드컵을 화해와 평화의 운동으로'라는 제목으로 신자들에게 담
화문을 발표하고 “세계적인 큰 행사요 국가적인 대행사인 월드컵을 맞아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월드컵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월드컵을 통해 남북통일을 위한 우리의 염원과 노
력 또한 전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전해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수원교구는 지난 9일 '천주교 수원교구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월드컵 운동본부' 발대식을 갖고 수원, 안양, 용인, 성남 지구 지구장 신부
를 월드컵 홍보위원으로 위촉하고 월드컵이 끝나는 6월말까지 본격적인 활
동에 들어갔다.
　이를위해 운동본부는 각 성당에 월드컵 관련 홍보물을 배포하고 민박가
정 알선, 신자 통역 자원봉사자 지원 등 월드컵 성공개최를 위해 가능한 모
든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며 월드컵 행사가 임박해서는 월드컵 성공기원 미
사 봉헌하고 월드컵 기간동안 외국인을 위한 별도의 미사를 준비중이다. 외
국인 미사는 경기장 인근에 특설 제대를 마련해 수원에서 경기를 하는 해당
국가의 언어로 집전한다.
　불교계도 월드컵 성공을 위해 다양한 행사와 시민운동을 벌여나간다.
　천태종이 지난해 11월 월드컵 성공기원 대법회를 가진데 이어 조계종도
26일 경기도중소기업지원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총무원장인 정대스님과 많은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2한·일월드컵 성공개최와 국민화합 기원대법
회'를 갖고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월드컵을 치르기 위해서는 온 국민들이
화합해야하나 아직까지 지역간의 반목과 빈부의 갈등, 그리고 남북간의 화
해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불자들이
앞장서 나갈 것을 다짐했다.
　조계종은 월드컵에 대비해 국태민안 및 국민대화합의 분위기를 고취시키
고 한·일 월드컵 성공개최를 위한 지역적 분위기 조성과 화합의 자리를 마
련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위해 불교계는 수원시불교연합회의 회원들을 월드컵 홍보위원으로 위
촉한데 이어 '월드컵 성공개최 불자들이 앞장섭시다'라는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따라 불교계는 월드컵을 보기위해 한국을 방문할 외국인 관광객들을
사찰에서 묵도록 하면서 한국 고유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템플스
테이(Temple-Stay)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월드컵 개막식 바로전에 개
최되는 불기 2546년 연등축제를 외적으로는 전세계에 우리문화를 알리고 내
적으로는 불교계와 온 국민이 월드컵의 성공을 기원하는 뜻있는 자리로 만
들 계획이다. 이밖에 수원시불교연합회는 월드컵 기간중 불교문화권이 아
닌 서구의 많은 관광객에게 불교를 알리기 위해 불교전통문화소개 행사를
준비중이다.
　월드컵축구대회 기독시민협의회 경기지부(지부장·김선길목사)도 2월중
월드컵성공기원 기도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4만여명의 신도들이 참석
한 가운데 오는 3월31일 부활절예배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갖고 이날 500
계좌의 월드컵의자 기증식을 갖는다.
　또한 월드컵 붐조성을 위해 4월중 수원지역 목회자축구대회를 갖는데 이
어 월드컵 10개 개최도시 목회자들이 참가하는 할렐루야컵 축구대회를 수원
에서 개최키로 했으며 월드컵 기간중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 대한 통
역 자원봉사 뿐만아니라 교회차량을 이용한 기독교 유적지와 유명관광지를
돌아보는 투어를 실시한다.
　용화사 주지인 성주스님은 “거국적인 행사인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
하기 위해서는 일반 국민뿐만아니라 종교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며 월드컵을 국민화합의 장과 남북통일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종교인들이 한마음 한뜻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