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양·5공비리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서 관련 보도를 계속하고 있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기독교복음침례회 종교시설인 금수원의 목장과 농장을 공개하게 됐습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측이 18일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금수원 내부의 일부 시설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의료인회 소속 외과의사인 구회동(51)씨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지인 이재옥 해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이사(의과대 교수), 금수원 내 순영목장 팀장 등은 이날 금수원의 목장과 농장 등 일부 시설을 공개하면서 공개 이유와 현황 등을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금수원 내 유 전 회장의 작품활동 공간에서 이뤄진 질의답변에서 유 전 회장을 세월호 사건 발생 1주일 뒤 금수원 대강당 2층 스튜디오에서 만났으며, 그 이후 행적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에 앞서 "유 회장님을 큰 소리로 부르면 대강당 2층 침실에서 창문을 열고 내다볼 수도 있으니 한번 불러보라"고 말했다가 기자들이 그럼 유 전 회장이 여기서 거주하고 있냐고 재차 묻자 "내 생각에는 거주하는 것 같은데 사실은 모른다"고 애매모호하게 말을 바꿨다.

그는 유 전 회장은 1960년도에 평신도 선교회를 만드는데 관여했으나 발기인으로 등록하지 않았으며, 그 이후 구성된 기독교복음침례회에도 관여하지 않아 정확한 신분은 신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유 전 회장이 각종 아이디어를 내 금수원 내의 유기농 축산과 농사 방법에 대해 알려줬고, 그런저런 이유 등으로 4년간 금수원 종교시설(대강당)의 2층 한쪽에 잠자는 방과 토론방을 마련해 놓고 사진작품 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유 전 회장이 가진 재산 규모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은 대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유씨가 작품활동 공간으로 사용하는 공간은 얼핏 보기에 1만㎡ 내외로 철조망으로 담장을 설치해 놓아 신도들의 출입을 막았고, 900여㎡ 규모의 평지와 1천㎡ 정도의 연못이 설치돼 공원처럼 조성돼 있다.

주변에는 뽕나무·아카시·은사시 나무 등이, 뒤편으로는 울창한 원시림이 조성돼 있다.

유씨는 고라니, 꿩 등이 물을 찾아 연못으로 나오는 순간 등을 기다리다가 촬영하는 등 작품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빛을 이용해 입체감 있는 사진을 제작하기 위해 수일을 기다리는 등 빛에 대해 연구가 많았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영어조합법인 관계자는 "금수원의 농장 부지는 교회자금으로 매입했으며, 아직 수입이 나지 않아 조합원들에게 수익을 나눠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질의답변 장소 주변에는 이들 조합에서 판매하는 우유 등 제품 대리점과 판매원들의 폐업 사례 등이 적힌 대자보가 나붙어 있다.

이들 농장과 목장은 금수원 전체면적 20여만여㎡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고 종교시설은 2만여㎡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장 관계자들은 유기농 농사를 위해 농토를 5∼7년간 자연상태로 놔두고 지력을 높인 뒤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양어장 13곳을 조성, 메기·잉어·가물치·자라·뱀장어 등을 사육하고 있다.

주변의 임야는 자연상태를 그대로 유지해 원시림을 이루고 있었다.

금수원 측은 이날 각 언론사 기자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뒤 오전 10시 50분부터 1시간 30여분 동안 내부를 공개했다.

금수원 측은 젖소에서 생산된 유기농으로 생산한 우유와 말린 사과, 고로쇠 물, 사탕, 떡 등을 기자들에게 간식으로 제공하고, 유 전 회장이 촬영한 사진으로 제작한 2014년 달력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금수원 정문에서는 하루종일 수백여명의 신도들이 찬송가를 부르며 농성을 벌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