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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원파 안성 금수원 내부 첫 공개. 18일 오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가 안성 금수원 내부를 언론에 공개하고 유병언 전 회장의 스튜디오가 설치된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
신도 수백명 삼엄한 경비… 고라니 뛰놀고 곳곳에 연못
'폐쇄적 이미지'서 벗어나 영장집행에 대한 자신감 풀이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기독교복음침례회의 본산인 안성 금수원 일부가 언론에 최초 공개됐다.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된 금수원 내부에는 목장과 저수지 등 드넓은 농장과 유 전 회장이 수년간 머물며 사진 작업을 해 온 스튜디오도 보였다.
18일 오전 10시50분께 굳게 닫혀있던 금수원의 문이 열렸다. 금수원측은 전날 출입을 신청한 일부 기자들에게 종교시설을 제외한 일부를 공개했다.
안내를 맡은 기독교복음침례회 관계자는 "금수원은 짐승이 사는 곳이 아니라 비단처럼 아름다운 곳을 뜻하는 말"이라고 소개했다.
금수원에는 전날 예배를 위해 3천여명의 신도가 모였지만 내부로 들어가자 신도들의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금수원이 언론에 공개되는 동안 정문에는 수백여명의 신도가 경찰 등 수사기관의 강제진입에 대비해 삼엄한 경비를 벌이기도 했다.
금수원은 총 면적 23만여㎡로, 10여분쯤 걷자 곳곳에 6~7m 깊이의 연못에서 다수의 어종이 양식되고 있었다.
목장에는 젖소 70여마리를 비롯해 한우, 나귀, 닭, 꿩 등이 사육되는 것은 물론 우유 생산시설도 갖춰져 있었다. 젖소 귀에는 '우주', '호수' 등 개별 이름표가 달려 식별이 가능하도록 돼 있었고, 고라니 등 야생동물도 목격됐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유 전 회장이 사진 작업을 했던 스튜디오 건물도 보였다. 유 전 회장이 이곳에서 4년간 찍은 사진은 300만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구원파'로 알려진 유 전 회장의 측근들은 "금수원은 신도들의 헌금으로 조성된 곳으로 유 전 회장의 사유물이 아니다"라며 "유 전 회장은 구원파의 교주도, 신도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유 전 회장은 1960년대부터 평신도로 종교활동을 한 것은 맞지만, 1980년대 교단(기독교복음침례회)이 구성된 이후 설교 등에 참여치 않았다"며 "유 전 회장의 아이디어가 뛰어나 토론을 하는 등 도움을 받아 스튜디오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금수원 공개결정은 그간 언론을 통해 알려진 폐쇄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 이뤄졌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금수원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한 일부 언론은 이날 출입이 금지됐다.
또 금수원이 유 전 회장의 유력한 은신처로 지목된 상태에서 일부가 공개된 점은 영장집행에 대한 기독교복음침례회측의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이명종·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