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사고 34일째인 19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여야 정치권과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 구성을 핵심내용으로 한 특별법 제정을 제안했다.

또 초동단계부터 구조업무에 실패한 해양경찰청을 전격 해체하는 한편 안전행정부의 구난 등 핵심기능을 새롭게 설치할 국가안전처로 이관, 사실상 안행부도 해체수준의 조직축소를 단행하기로 했다. 다만 박 대통령은 개각과 청와대 개편 등 인적쇄신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참사 34일째인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24분에 걸쳐 발표한 담화에서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며 "거기서 세월호 관련 모든 문제들을 여야가 함께 논의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청해진해운이 문제가 되면서 많은 국민이 청해진해운의 성장과정에서 각종 특혜와 민관유착이 있었던 것을 의심하고 있다"며 "이를 비호하는 세력이 있었다면 그것 역시 명백히 밝혀내 그러한 민관유착으로 또다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우리사회 전반의 부패를 척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대국민담화 발표에서 해경 해체 등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특검을 해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정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해경의 해체와 관련해 "수사와 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기고 해양 구조, 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해양 안전의 전문성과 책임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민안전을 최종 책임져야 할 안전행정부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며 "안행부의 핵심기능인 안전과 인사, 조직 기능을 분리해 안전업무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인사조직 기능도 신설되는 총리 소속의 행정혁신처로 이관하겠다. 그래서 안행부는 행정자치업무에만 전념토톡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안행부도 해체 수준으로 조직을 축소하겠다는 복안이다.

박 대통령은 "해경을 지휘 감독하는 해수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해수부의 해양교통 관제센터는 국가안전처로 넘겨 통합하고 해수부는 해양산업 육성과 수산업 보호 및 진흥에 전념토록 해 각자 맡은 분야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내는 책임행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또 "온 국민이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아픔과 비통함을 함께하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마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특정 사안에 대해 국무회의 석상 등이 아닌 대국민담화 형식을 빌려 '직접적'으로 사과의 뜻을 표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민관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안전감독 업무와 이권이 개입할 소지가 많은 인허가 규제 업무, 조달 업무와 직결되는 공직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는 공무원을 임명하지 않을 것이며, (퇴직 공직자의 취업제한대상기관의) 취업제한 기간을 지금의 퇴직 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은 민간 전문가 진입이 보다 용이하도록 5급 공채와 민간경력자 채용을 5대5 수준으로 맞춰가겠다"며 "중앙에 별도의 중앙선발시험위원회를 설치해 공정하게 민간전문가를 선발해 부처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따라 고시 등 공무원 채용방식에도 일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