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이 창설 61년 만에 결국 조직 해체의 수순을 밟게 됐다.

해양경찰청 소속 일선 경찰관들은 충격에 휩싸인 채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해경의 구조업무가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며 "그 원인은 해경이 출범한 이래, 구조·구난 업무는 사실상 등한시하고, 수사와 외형적인 성장에 집중해 온 구조적인 문제가 지속되어 왔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경의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기고, 해양 구조·구난과 해양경비 분야는 신설하는 국가안전처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해양경찰청 본청은 정막감이 감돌 정도로 온종일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해경 지휘부조차도 담화가 발표되기 전까지 박 대통령의 '결단'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해양경찰청의 한 직원은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무슨 말을 꺼낼 수 있겠나. 책임은 통감하지만, 조직 해체라는 극단적인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며 망연자실했다.


해경은 한국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기도 전인 1953년 12월 23일 내무부 소속 '해양경찰대'로 출범했다. '해양경찰청'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91년이다. 당시는 경찰청 소속이었고 2005년 설립된 해양수산부 산하의 외청으로 독립한 뒤 송도로 청사를 옮겼다.

올해로 창설 61주년을 맞은 해양경찰은 현재 본청을 비롯해 4개 지방해양경찰청(동해·서해·남해·제주)·17개 해양경찰서·해양경찰교육원 등을 두고 있다. 직원만 해도 1만1천600여명 규모다.

일선 직원들은 장차 조직 해체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해경 관계자는 "국가안전처로 소속이 될 경우 경찰이 아닌 일반 공무원 신분이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경찰청으로 흡수될 수사·정보 파트도 새 조직에서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어선을 단속하고, 독도 등 해상영토를 수호하는 해경에 수사권이 없으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해경 일각에선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거나, "해양경찰이 아닌 이상, 이 조직에 몸담을 이유가 있겠느냐"는 자조섞인 푸념도 나왔다.

/임승재·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