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강제구인이 검토되는 가운데 20일 오전 유 전회장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 내부에서 주유차량 한대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기독교복음침례회의 본산인 안성 금수원에 검찰 강제진입이 임박한 가운데 유씨가 안성 금수원을 빠져나가 현재 서울에 있는 신도 집 등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 주변 핵심인물에 대한 조사, 접촉 탐문, 잠복상황, 관련자 통신내역 등을 확인한 결과, 유씨가 금수원 밖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수원 주변은 검찰 강제진입에 대비해 출동한 경찰과 순교도 불사하겠다는 신도들간의 팽팽한 긴장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20일 오후에도 신도들은 차량을 통해 속속 금수원으로 모여들었다. 정문을 지키고 있는 20대 건장한 신도들은 일일이 운전자와 동승자를 확인한 뒤 들여보내는 등 엄격히 출입을 통제했다.

지난 주말부터 금수원 주변에 설치된 철조망도 보강됐다. 정문을 중심으로 양측에 설치된 무릎 높이의 철조망은 농장으로 통하는 여러개의 출입구에도 모두 둘러졌고 신도들은 '검찰의 표적수사 누구의 기획인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진입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정문에 앉은 수백여명의 신도들은 "종교탄압 계속하면 순교도 불사한다", "종교탄압 유혈사태 검찰은 각오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물리적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하루종일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그러나 유씨가 이미 금수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진 상태에서 강제진입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않다.

강제진입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한데다 유씨가 금수원내에 없거나 체포에 실패할 경우 무리한 진입과 검찰의 정보력 부재 등에 대한 비판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본 교회는 오대양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도 언론 등이 (오대양과)결부하고 있다"며 "검찰이 이와 무관함을 천명해달라. 이에 따라 검찰수사의 공정함을 판단해 대화할지 대립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유 전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하고 기독교복음침례회와는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명종·강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