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몽준·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2일 나란히 0시에 첫 유세 일정을 시작한다.

치열한 난타전이 예상되는 13일간 선거전의 초반부터 조금도 밀리지 않겠다는 양측의 기 싸움이 묻어난다.

정 후보는 이날 0시 중구 신당동 6호선 청구역을 찾아 지하철 공기 질과 안전 상태를 점검하고 직접 철도 레일 청소를 한다.

대표 공약 중 하나이자 박 후보에 대한 주 공격 포인트로 설정한 서울 지하철 공기 질 개선 문제를 부각하려는 행보다.

박 후보도 0시에 최근 열차 추돌 사고가 발생한 2호선 상왕십리역을 방문, 기관사에 격려 메시지를 전달하고 지하철 편으로 이동해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찾는다.

애초 시장 방문을 첫 일정으로 잡았다가 최근 지하철 추돌사고에 대한 성찰과 반성의 의미로 '안전 행보'에 주력하고자 일정을 변경했다.

두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21일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며 설전을 벌였다.

정 후보는 박 후보의 국가 정체성 문제를 거듭 제기했다.

정 후보는 용산빌딩 캠프에서 열린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서울시장 같은 중요한 공직자의 국가관에 우리가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하다"며 "박원순 후보는 무능하고 위험한 분"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직접 정 후보의 정체성 공세에 대응하는 대신 참모들이 나서 정 후보의 '반값 등록금' 발언을 문제 삼았다.

앞서 정 후보는 전날 숙명여대 학생 기자와 인터뷰에서 반값 등록금을 언급, "등록금은 올라가지 않아야 하지만 그보다 장학금을 더 많이 주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박 후보 캠프의 진성준 대변인은 "현대가의 재벌 2세로서 최상류 특권층 인생을 살아왔다지만 값비싼 대학 등록금으로 허리가 휘고 등골이 빠질 지경인 대다수 서민의 아픔을 이다지도 모를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등록금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며 "최고의 지성이라는 대학에 적절한 것은 장학금을 더 많이 주는 게 방법이라는 것이고, 다른 표현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후보 캠프의 이수희 대변인도 "정 후보 발언은 반값 등록금의 본래 취지에 동의한다는 게 전제"라며 "정 후보는 울산대 이사장으로 31년 재직하면서 다른 대학에 비해 상당히 낮은 등록금, 기숙사 시설과 장학금 혜택 확대까지 등록금 부담을 줄이려는 실질적 정책을 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후보 캠프의 진 대변인은 "정 후보가 이사장인 울산대의 교내 장학금 비율은 전국 151개 대학 중 72위, 총 장학금 비율은 88위"라고 다시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