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이 22일 오전 경기도 파주 NFC에서 단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의 단복을 공식 협찬, 선수들을 위해 '프라이드 11(Pride 11)'을 제작했다. /연합뉴스
"국가대표의 위엄을 보여주고 장시간 여행 때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해달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정장 단복을 주문할 때 강조한 포인트는 위엄과 편안함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2일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공식 단복 '프라이드 일레븐'을 공개했다.

선수들이 결전지에서 이동할 때 입을 이 단복은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가 제작했다.

갤럭시는 단복 제작 때 홍명보호가 위엄과 편안함을 주문했을 뿐 크게 구체적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홍명보호의 위임을 받아 단복의 색깔은 군청색에 가까운 '네이비 색상'으로 결정됐다.

갤럭시 관계자는 "네이비 색상이 신뢰를 자아내는 색깔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복은 자부심을 강조하기 위해 최고급 원단으로 제작됐다.

선수들의 날렵한 체구를 가장 멋지게 표현하기 위해 치수도 개별 선수들의 체형에 맞춰 정해졌다.

특별히 고려된 부분은 허리와 허벅지의 크기다.

▲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22일 오전 경기도 파주 NFC에서 캐주얼 복장인 승리 셔츠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의 단복을 공식 협찬, 선수들을 위해 '프라이드 11(Pride 11)'을 제작했다. /연합뉴스
축구 선수들은 종목 특성 때문에 보통 사람들보다 허벅지가 굵고 허리가 얇다.

그 때문에 일반적인 정장을 입을 때 허리가 헐렁해지거나 쫄바지를 입은 듯한 모습이 비치곤 했다.

브라질 월드컵 단복은 이런 어색함을 통제해 선수들이 저마다 지닌 체격의 매력을 발산하도록 했다.

홍명보호가 강조한 기능성에도 적지 않은 공이 들었다.

월드컵 기간에 대표 선수들은 평소에 즐겨 입는 운동복 대신 정장을 입고 장거리를 이동한다.

이에 따라 단복은 장거리 비행 때도 훈련복 못지않은 신축성을 지니도록 만들어졌다.

갤럭시는 "감독, 코치,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팔, 어깨, 등 부위의 압박, 불편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젊은 선수들이 음악을 들으며 긴장을 푸는 습관을 고려해 상의에 이어폰 구멍도 별도로 만들었다.

휴대전화기나 음악 재생장치를 넣을 단복 상의의 안주머니에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안감이 사용됐다.

▲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2일 오전 경기도 파주 NFC에서 공식 단복 공개 행사를 마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의 단복을 공식 협찬, 선수들을 위해 '프라이드 11(Pride 11)'을 제작했다. /연합뉴스
상의 안쪽의 아랫부분에는 홍명보호의 구호인 '원팀 원스피리트 원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한 팀은 같은 정신력을 지니고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이 새겨졌다.

갤럭시 관계자는 "선수들이 단복을 입을 때마다 마음을 다잡도록 유도하는 일종의 '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로서 책임감을 강조하며 파주 NFC 입소 때 정장 착용을 지시하고 있다"며 "원팀 구호를 상의 안쪽에 부착한 것도 같은 취지에서 기획한 디자인"이라고 덧붙였다.

홍명보 감독은 단복의 동기부여 기능에 주목했다.

그는 "누구도 쉽게 입지 못하는 옷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옷이 특별히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새 단복 착용을 통해 시작이라는 마음을 다시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장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파주에 올 때 정장을 입는 것은 마음의 준비를 한다는 뜻"이라며 "오늘 월드컵 단복을 다 함께 입는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청용(볼턴)은 "지난 월드컵 때 단복보다 가볍고 편해졌다"고 느낌을 밝혔다. 손흥민(레버쿠젠)은 "편해서 이동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 같고 멋도 좀 살아나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