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2일 오후 수원 일대에는 빨간 모자나 파란 모자를 쓴 선거 사무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후보들은 제이름 알리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유세차량을 쓰거나 노래를 불러가며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지는 않았다.

선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첫날이었지만, 세월호 침몰사고의 여파에 지난 선거 어느 때보다도 차분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후보들은 상대를 비방하지 않는 일명 '클린선거'도 약속했다. 인신 공격에 가까운 발언들이 오간 지난 선거들을 경험한 유권자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거가 어디있을까.

그러나 말뿐이었다.

이날 우연히 보게된 A·B후보의 유세가 그랬다. 양 후보는 네거티브의 경계를 아슬아슬 넘나드는 발언을 계속했다.

A후보는 '지난 임기동안 국·도비를 끌어와 수원시를 바꾸는데 노력했지만 현재 국·도비를 한번도 받지못한 수원을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가'라고 비판했고, B후보는 '무능한 정권이 국민을 어떻게 죽이는지 지난 한달동안 봤다. 이제 정권을 심판할 때다'라며 맞섰다.

유세 내내 각 후보의 정책은 온데간데 없고, 상대를 헐뜯기에만 바쁜 지나친 '말싸움'에 결국 나는 발길을 돌렸다.

물론 선거 유세를 벌이면서 정책 대결을 펼치는 일은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상대 후보에 대한 도발적 발언은 건설적이지 않다. 오히려 불필요한 언쟁일 뿐 유권자들의 정확한 판단에는 방해가 된다. 말뿐인 '클린선거'가 아닌 실천이 필요한 때다.

/박은아 (수원시 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