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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 사고 37일째인 2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앞 세월호 침몰 현장의 언딘바지선에서 다이버 등이 수색작업에 앞서 대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세월호 여파 옹진섬 여객선
일반수화물 반입 전면통제
주민 "먹을 식료품까지 제한
시위라도 해야하나" 분통
해경이 세월호 참사 이후 인천 옹진군 섬 지역으로 운송하는 여객선 화물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식자재 등 생활 필수품 반입까지 어려워진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서해 5도 지원 특별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연평도의 경우 해경이 소량의 개인 수화물을 제외한 일반 화물 반입을 전면 금지하는 바람에 섬 주민들이 먹을 식료품조차 공급이 끊길 판이다.
한국해운조합 인천지부 소속 운항관리실은 지난 21일부터 연평도행 배편에 개인이 소지하는 15kg 이하 수화물 외에 허가받지 않은 화물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인천시내에서 사온 생활필수품을 들고 이날 아침 인천항여객터미널에서 배를 기다리던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화물 반입 통제 소식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주민 최모(52)씨는 "난리가 났다. 그나마 15kg이 넘지않는 선에서 젊은 사람들은 꾸역꾸역 짐을 들고 탔지만, 거동이 불편한 일부 어르신들은 배를 못 타고 환불하러 가기도 했다"며 "안전도 좋지만, 배가 유일한 교통수단인 섬 사람들을 먹고 살게끔은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평도에는 고려고속훼리에서 운영하는 차도선(여객과 차량 등을 수송하는 선박) 플라잉카페리(573t급, 정원 411명)가 하루 1차례 왕복 운항한다. 일반 가정, 학교, 군부대, 식당 등에서 택배 주문을 해 배편으로 한동안 먹을 식료품 등을 수송해 오는데, 하루 평균 300~400박스에 달한다고 한다.
플라잉카페리는 세월호 사고 이후 항만당국의 선박 안전 기준이 강화되면서 차량을 싣지 않는 대신, 그 무게 만큼 화물을 바닥에 적재하고 그 위에 그물망을 덮어 단단히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운항해 왔다.
그러다 인천해양경찰서가 지난 19일 운항관리실 등에 일반 화물 적재를 금지하도록 통보하고 21일부터 통제가 시작됐다. 하지만 섬 주민들이 배로 생필품 등을 반입하는 현실을 고려치 않은 데다 사전에 공지도 되지 않았다.
해경 관계자는 "섬주민들께는 죄송하다. 현재로서는 선사에서 최대한 빨리 화물 적재가 가능하도록 관련 절차를 밟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고 해명했다.
막막해진 주민들은 미래해운에서 주 2~3회 운항하는 화물선에 생필품 등의 화물 반입을 의존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배가 정기적으로 뜨지 않는 데다, 운항 속도마저 느려 야채나 육류 등 금방 상하기 쉬운 농·수산 화물은 취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평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73)씨는 "식자재를 못 들여오면 장사는 커녕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며 "해경, 항만청, 선사에 민원을 다 넣어도 서로 발뺌만 하고 있다. 육지로 나가 시위라도 하자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앞서 백령도나 덕적·자월도 등을 운항하는 선박들도 세월호 사고 이후 바닥에 화물을 적재하지 못하게 통제되면서 주민들이 큰 곤혹을 치렀다.
특히 자월도 외곽도서에서는 "쌀을 들여오게 해 달라"는 민원까지 제기될 정도였다. 이에 옹진군은 주민들이 짐을 트럭에 실어 반입할 수 있도록 자체 예산을 들여 이들 선박에 빈 트럭을 싣는 임시방편을 활용하고 있다.
백령도행 하모니플라워호의 경우 하루에 5t 트럭 차량 2대(1대당 50만원)씩 싣는데, 한 달치 운임비를 계산하면 총 3천만원에 달한다.
/임승재·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