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장관 재임 시절 안행부가 인천에 국정평가 1위를 줬다."(송영길 후보)

"아니다. 국정평가 1위를 한 것은 충북이다."(유정복 후보)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최근에 벌어졌던 인천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유정복·송영길 후보가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안전행정부의 지방자치단체 대상 국정평가 결과에 대한 송영길·유정복 후보 간 설전이 모두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의 해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두 후보가 입장차를 보이는 것은 안행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16개 시·도 대상 합동평가 결과다.

이 평가에서 인천시는 총 9개 평가 분야 중 4개 분야에서 최고 등급인 '가등급'을 받았다. 7개 특별·광역시 중 4개보다 많은 '가등급'을 받은 광역시는 없다. 이때 안행부 장관은 유정복 후보다.

송 후보는 이를 근거로 "유 후보가 장관으로 있던 지난해 안행부가 인천시에 국정평가 1위를 줬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가등급'을 4개 받은 지자체는 인천시 말고도 두 곳의 광역시가 더 있다. 공동 1위인 셈이다.

유정복 후보는 '충북이 1위'라며 맞서고 있다. 16개 시·도를 놓고 보면 6개의 가등급을 받은 충북이 1위라는 것이다. 그런데 안행부의 합동평가는 7개 특별·광역시(시부)와 9개 도(도부)를 구분해 발표된다.

지역적 특성이 다른 도시와 농촌 지역이 같이 비교되지 않도록 구분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16개 시·도를 한꺼번에 비교해선 안 된다는 게 안행부와 인천시 합동평가 업무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시부에서 4개의 가등급을 받은 지자체와 도부에서 6개의 가등급을 받은 지자체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합동평가 업무를 맡고 있는 관계자들은 "안행부의 지자체 합동평가는 지자체 간 불필요한 경쟁을 막기 위해 순위를 매기지 않고 세 개의 등급으로 나눠 발표하고 있다"며 "평가 결과에서 특정 지자체가 1위를 했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