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지만 좀처럼 분위기가 뜨지 않자 애를 태우는 후보들이 로고송 사용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 많은 유권자에게 이름과 기호를 알리는데 로고송 만한 게없다고 후보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사회 전체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대부분의 후보는 로고송을 사용하지 못하고 애만 태우는 처지이다.

사상구의 한 무소속 구의원 후보자 A씨는 로고송을 제작해놓고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로고송을 틀었다간 되레 유권자들의 반감만살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2일 유동인구가 많은 북구 화명동 롯데마트 사거리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한 한 구의원 후보자 B씨는 선거운동원들이 로고송 없이 율동만 하는 가운데 유권자를 만났다.

그는 "노래도 없이 율동 하려니 흥이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손가락으로 기호를 표시하는 등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사상구의 무소속 후보자 C씨는 조심스럽게 로고송을 선거운동에 활용하고 있다.

동요 '곰 세마리'의 가사를 '엄마표는 OOO, 아빠표는 OOO, 아기표는 다음 선거에∼ OOO를 뽑아요'라고 바꾼 로고송이다.

C씨는 23일 "추모 분위기를 감안해 로고송을 사용하지 않으려다가 조용하고 친숙한 동요를 활용했는데 반응이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유세차(확성기, 로고송, 율동단 포함), 세력 동원, 네거티브 등이 없는 '3무(無) 선거'를 하기로 했고 부산에서는 새누리당서병수 시장 후보와 고창
권 통합진보당 시장후보가 유세차량과 로고송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서 후보는 선거 분위기를 봐가면서 유세차 등의 사용 여부와 빈도를 정하기로 했다.

무소속 오거돈 후보는 유세차 19대를 가동하지만 율동은 없애고 잔잔한 로고송 1곡만 쓰고 있다. 

하지만 당적이 없거나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은 역풍 우려에도 선거 분위기를 보면서 로고송 활용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로고송 제작을 대행하는 부산의 한 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세월호 참사의 영향인지 2010년 지방선거 때보다 로고송 제작 의뢰 건수가 30% 이상 줄었다"며 "또 흥겨운 노래보다는 조용한 로고송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고송 사용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은 아직 냉랭하다.

유권자 김진석(47·사상구 모라동)씨는 "로고송도 좋지만 정책대결 위주의 선거운동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