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지방선거에서 인천 남동구와 함께 수도권 최초의 진보구청장 선출로 눈길을 끌었던 인천 동구청장 선거는 정의당 소속인 조택상 현 구청장의 재선 여부가 관심사다.

'실천하는 구청장'을 슬로건으로 내건 조택상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과의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 범야권 단일 후보로 재선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맞서는 새누리당 후보는 4년전 조 후보와 한 차례 맞붙었던 이흥수 후보. 이 후보는 지난달 초 치러진 당내 경선에서 인천중부경찰서장 출신인 이환섭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더이상 이대로 둘 수 없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 후보는 4년 전 조 후보에 당했던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전용철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4년 전 선거에서는 당내 경선 후유증이 곧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 당시 야권연대 후보로 나선 조택상 후보는 41.5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새누리당 이흥수 후보는 38.99%, 새누리당에서 뛰쳐나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환섭 후보는 19.47%였다.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여권 성향인 두 후보의 득표율이 조 후보를 훨씬 앞섰다. 이흥수 후보가 당시 조택상 후보의 승리로 끝난 선거결과를 두고 '어부지리'로 표현할 정도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야권 성향인 전용철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4년 전과는 정반대의 양상을 띠고 있다. 4년전 선거를 반면교사 삼아 조택상 후보와 전용철 후보가 어떤 형태로든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각 후보들이 전례없이 조용하고 차분한 행보를 이어가면서 유독 '현역 프리미엄'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 선거연대를 위해 동구청장을 포함해 기초단체장 선거구 3곳에서 경선을 진행했지만, 정당과 관계없이 현역 구청장들이 압승을 거뒀다.

새누리당 이흥수 후보측 역시 야권 성향 무소속 후보의 출마를 호재로 판단하면서도 조택상 후보의 '현역 프리미엄'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동구는 고령화사회를 넘어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을 정도로 노령층이 많이 거주하는데다, 한국전쟁 이후 몰려든 피난민들이 정착하면서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다.

보수의 텃밭처럼 인식돼온 동구에서 4년에 걸친 진보구청장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해 이번 선거에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김도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