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원대 배임·횡령·탈세 혐의로 지명수배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최근까지 전남 순천에서 숨어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검 세월호선사 특별수사팀(팀장·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이 며칠 전까지 순천에 머문 것을 확인하고, 은닉을 도와준 신도 4명을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지난 17일께 안성 소재 금수원을 빠져나간 뒤 서울 신도집에 머물다 순천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복음침례회 안성교회 신도이자 계열사 직원인 A씨가 금수원에 있는 생수와 마른과일 등 도피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순천지역으로 옮겨준 정황을 포착하고, 이날 0시30분께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또 A씨로부터 물건을 받아 유 전 회장에게 건넨 신도 B씨와 차명 휴대전화를 B씨에게 전달한 C·D씨 부부를 각각 체포했다. 검찰은 구원파 신도들이 조직적으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돕는 것으로 보고 관련자를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1일 금수원 압수수색에서 압수한 유 전 회장의 출판기념회 참석자 명단을 분석중이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 거처에서 현금 5천만원을 발견해 출처를 캐고 있다.

이에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은 이날 오후 2시께 인천지검 앞에서 집회를 열어 "검찰이 영장도 없이 체포해 가면서 뚜렷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검찰은 비겁한 태도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구원파 측은 또 유 전 회장의 출판기념회 참석자 명단 등을 공개하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구원파 측이 밝힌 명단은 이명박 전 대통령, 오세훈 전 서울시장, 성 김 주한미대사, 가수 겸 작곡가 박진영씨, 기관장 및 전·현직 국회의원 등이다. 이들에겐 녹차와 시집, 아해 사진달력 등을 선물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에 대한 현상금을 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장남 대균(44)씨는 3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한편, 김진태 검찰총장이 이날 오후 5시5분께 인천지검을 전격 방문해 최재경 검사장을 비롯한 특별수사팀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가졌다.

김 총장은 8시께 인천지검을 나서며 방문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선을 다해서 (유병언 일가를) 빨리 잡겠다"며 "그 걸 점검하러 왔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