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치료에 있어 주목해야 할 점 가운데 하나가 성격과 식습관이다. 비만과 식습관이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는 점은 국내외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또 비만은 개인의 성격 특성과도 연관성이 있어 뚱뚱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낮은 양심성(conscientiousness)과 신경증적 성향을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이는 나라마다 결과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한국의 비만성인에서 성격과 식습관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를 알아보고자 최근 18세 이상 50세 미만, 체질량 지수 27㎏/㎠ 이상인 한국인 성인남녀 141명을 대상으로 성격과 식습관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을 분석해보았다. 체질량 지수가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이를 분석한 결과 성격이 우울, 불안, 충동 등 부정적인 감정(신경증)을 많이 느끼는 비만인은 먹는 것을 통해 정서적인 안정(정서적 섭식)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취욕이 높고 조직성, 책임감이 높은 성격(양심성)은 먹고싶은 충동을 의도적으로 절제하는 식습관을 갖고 있었다.
절제적 섭식을 하면 과식하는 행태가 반복될 수 있어 다이어트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즉, 신경증적 성향의 비만인은 정서적으로 편안하도록 도움을 주는 게 체중감량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 양심성이 높은 성격이라면 무조건적인 절제보다는 성취감을 북돋고, 책임감을 갖도록 접근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다.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식습관은 인지행동치료로 얼마든지 개선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성격과 식습관의 관계에서 유의미한 점을 찾아냄으로써, 비만한 사람들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됨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결과는 성인 뿐 아니라 비만 소아청소년을 둔 부모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 소아 비만은 각종 성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의 세심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부모들이 자녀의 성격과 식습관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면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자녀가 평소 신경증적인 성격이 강하다면 무조건 '먹지마라'고 하기보다 정서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한 후 운동, 식이조절 등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또 자녀가 양심성이 높다면 절제적으로 음식을 먹는 습관이 자칫 스트레스로 인한 과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칭찬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겠다.
/황인철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