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세월호 선체 절단 작업을 위해 투입된 40대 민간잠수사가 사망했다.
 
지난 6일 민간잠수사 이광욱(53) 씨가 숨진 데 이어 두 번째 민간잠수사 사망소식에 동료들은 망연자실했다.

현장에서 그를 본 해경 등 관계자는 사망한 잠수사 이민섭(44)가 자신을 "개명했는데 이름이 유명 야구선수"라고 소개했다고 전하며 그를 활달한 성격의 호인으로 기억했다.

사망한 민간잠수사 이씨는 지난 28일께 88수중환경이 소속 잠수사 6명에 더해 선체 절단 작업을 위해추가 영입한 6명의 잠수사 중 한 명이다. 

기상 악화로 하루 정도 미뤄진 88바지선의 출항 전까지 그는 진도 현지의 숙소에 동료들과 함께 머물며 잠수 절단 작업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9일 새벽 세월호가 침몰한 사고 해역에 산소, 아크용접기 등을 가득 실은 88바지를 타고 도착했다. 

30일 이씨의 잠수 작업팀은 세월호 4층 선미 창문 3곳을 '산소-아크방식'으로 절단하는 작업을 맡았다. 세월호 선체 절단 작업속도는 생각보다 빨라 하루, 이틀 내 완료가 예상될 정도로 순조로웠다. 

그러나 이날 오후 2시 20분께 작업 중이던 그가 충격음과 함께 신음을 내뱉었다. 이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헬기로 목포 한국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날 오후 3시께 사망판정을 받았다. 

민간잠수사들은 "수중 절단작업이 위험하다고 이미 지적했는데 강행했다. 예견된 사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24일 사고해역 언딘 바지선에서는 대책본부 관계자와 일부 실종자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지부진한 수색 작업 타개책을 모색하기 위한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일부 현장 잠수사들은 "산소를 이용한 산소-아크 절단 방식이 폭발의 우려가 있는 등 위험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걸려온 수많은 안부전화에 "나는 살아있다"고 답했다는 한 민간잠수사는 "위험하다고 말렸는데 또 한 명이 희생됐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