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1일로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결과 예측은 여전히 쉽지 않다.

전국 단위 선거의 경우 어느 정도 편차는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 수치를 근거로 판세를 전망할 수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집권 여당에 대한 중간투표 성격이 강한 지방선거는 막상 '뚜껑'을 열면 사전 조사와 판이하게 결과가 뒤집힌 전례가 많았다. 여론조사 적중률이 상당히 떨어지는 셈이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어느 쪽이라고 흐름을 꼬집기어려운 두겹, 세겹의 작용-반작용을 거듭하는 표심 변화가 발생한다.

당장 직전인 2010년 6·2 지방선거도 투표 직전까지는 당시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의 완승을 예견하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막상 결과는 경기도와 '텃밭'인 영남권만 간신히 건지는 참패로 판명났다.

선거 이전 발생한 천안함 사태 등으로 여론조사에 포착되지 않은 야당 지지층의 숨은 표가 투표장에서 나타났다는 게 당시의 일반적 분석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미처 수습되지도 못한 와중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경우 '드러나는 것'만 놓고 표심을 예단하기가 더 어렵다.

각종 수치상으로는 사고 발생 이후 '앵그리맘'을 중심으로 여당 지지층이 크게 떨어져나가는 양상이지만, 정작 상당수는 여당 지지를 숨긴 '숨은 표'로 남아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사고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의 대국민 담화를 내놓고 고강도 국정개혁을 약속하며 보수층 결집이 이뤄지는 듯하다 쇄신의 얼굴 격으로 내놓은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갑작스러운 낙마 이후로는 말 그대로 여론의 향배가 어디로 흐를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통상 '여당의 무덤'으로 끝난 역대 지방선거와 달리 새누리당이 숨은표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면서도 '숨은 표'가 실제 숨은 채 선거가 끝날 수 있다는 관측이 뒤섞여 제기된다.

여야의 셈법은 엇갈린다.

새누리당은 일단 '숨은 표' 논리 자체가 달갑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세연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1일 "박빙 승부에서는 숨은 표심이 중요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우리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게 올바른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국민께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개조에 힘을 보태주시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보수층 숨은표라는 논리 자체가 야당의 프레임에 말리는 느낌"이라며 "여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여권 지지층이 뚜렷한 표심을 나타내지 않은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 투표가 어떻게 나올지는 정말 모르겠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일단 '숨은 표 경계' 모드다.

민병두 선대위 공보단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새정치연합 후보가 앞서거나 추월하는 모양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낙관적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며 "세월호 참사로 인해 보수 유권자가 반응하기 어려워 여론조사에 숨어있는 부분이 있다. 굉장히 살얼음판 같은 선거"라고 강조했다.

핵심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눈물 담화 이후 보수 성향 사람들이 '커밍아웃'할 수 있는 약간의 근거를 만들어 준 게 사실"이라며 "안대희 사태가 터지며 다시 주춤하긴 했지만, 우리로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