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중독증으로 월 1천여만원을 카드사용대금으로 지출하던 20대 여자가 이를 나무라는 어머니를 죽이고 수십억원의 유산을 가로채기 위해 인터넷 '해결사 사이트'를 통해 돈을 주고 살인청부업자를 고용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살인을 청부한 딸과 살인청부업자는 완전범죄를 위해 범행 직후 우발범죄로 가장, 스스로 경찰에 신고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안양경찰서는 13일 박모(23·여·안양시 동안구)씨와 임모(28·충남 아산시 배방면)씨를 각각 존속살인교사혐의와 살인미수 및 교사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하는 한편 박모(18·고교2년·충남 아산시)군을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모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임씨가 자신의 연락처와 '필요하신 분 연락바랍니다'란 글을 남기자 전화를 걸어 '자신 명의로 된 서울의 한 아파트를 팔아 9천만원을 줄테니 어머니를 죽여달라'고 수차례 청부했다는 것이다.
임씨는 같은 달 17일부터 27일까지 박씨의 어머니 김모(55)씨가 살고 있는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C아파트 주변에서 기회를 엿보다 김씨를 살해하지 못하자 같은 달 15일 인터넷 사이트에서 알게 된 박군에게 '2천만원을 줄테니 대신 살해하라'고 교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군은 살인을 승낙한 뒤 지난 달 18일 오후 1시35분께 김씨의 딸인 박씨에게 물품을 배달하러온 배달원으로 가장해 아파트에 들어가 김씨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지난 해 6월 중순부터 쇼핑중독증으로 5천여만원을 쓴 뒤 어머니 김씨가 야단을 치며 병원 정신과에 입원시키려 하자 30억원대의 재산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임씨는 지난해 1월 사업실패로 1억원 상당의 빚을 지자 빚을 갚기 위해 살인을 청부받은 뒤 박군에게 큰 돈을 벌 수 있다며 접근, 살인을 교사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