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서울시 교육감에 출마한 고승덕 후보가 1일 서울 을지로3가 선거사무소에서 자녀의 페이스북 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교육감 후보 고승덕 딸과 조희연 아들의 상반된 아버지 평가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29일 조희연 후보의 둘째 아들 조성훈 씨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정치토론방에 '서울시교육감 후보 조희연의 둘째아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조희연 아들 조성훈 씨는 이 글을 통해 "냉정하게도 선거의 세계는 아버지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턱없이 낮은 아버지의 인지도 때문이다"라며 "차라리 조희연 후보의 비전이 널리 알려진 후에 유권자에게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적어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절박한 심정으로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조성훈 씨는 "제가 20년이 넘게 아버지를 가까이에서 지켜온 바로는, 다른 것은 모르지만 적어도 교육감이 되어서 부정을 저지르거나 사사로이 돈을 좇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난달 31일 고승덕 후보의 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버지는 교육감 후보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고승덕 후보 딸 고희경 씨는 "나는 서울시민이 아니지만 서울시 교육의 미래가 걱정돼 글을 쓴다. 서울시민들은 서울의 교육을 담당하게 될 사람에 대해 진실을 알 자격이 있다"며 "내 아버지 고승덕은 자기 자녀들을 교육한 적도 없고 오히려 완전히 방치했다"고 밝혔다. 

고희경 씨는 "이대로 침묵을 지키는 것은 서울시민을 기만하는 것. 자신의 혈육인 자녀를 가르칠 생각도 없었던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 교육의 수장이 될 수 있겠는가. 교육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다. 여러분이 여러분 도시의 미래를 위해 더 적합한 후보를 선택하길 바란다"면서 "그 후보는 가장 가까운 존재인 자신의 자녀들을 신경쓰는 것부터 시작해 서울의 교육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고승덕 후보는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대해 해명했다. 

고승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딸이 아버지를 향해 이런 글을 쓴 데 대해 제 부덕의 소치임을 인정하고 서울시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고승덕 후보는 "딸의 글이 자신을 후보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공작 정치의 일환일 수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후보직에서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장남 박성빈 씨가 딸의 글과 관련해 문용린 후보와 통화했다"는 전날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 "딸의 글이 박성빈 씨와 문 후보의 야합에 기인한 것이 아닌지 정황을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희경 씨는 고승덕 후보의 기자회견 이후 자신의 SNS에 "말해야 할 것을 말했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덜었다"면서 "더이상 공적으로 발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