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여파로 '깜깜이' 선거가 될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던 6·4 지방선거는 '깜깜이' 개표로 마지막까지 몸살을 앓았다.

자정이 넘도록 상당수 지역이 개표율 10%대를 넘기지 못하는가 하면 0%인 곳마저 수두룩해 논란이 일었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0분 기준 광주시는 경기도의원 선거 개표율이 0%였다. 평택시의원 마선거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화성시는 같은 시간 도의원 선거 3선거구의 개표율이 1.25%에 그쳤다.

경기도지사 선거의 경우도 이전 지방선거보다 개표가 늦어지긴 마찬가지였다. 5회 지방선거가 치러졌던 지난 2010년 6월 3일 오전 1시 도지사 선거 개표율은 41.3%였지만, 이번에는 같은 시각 기준 개표율이 19.5%에 그쳤다.

이번 선거부터 사전투표제가 전국 단위로 처음 실시된게 개표가 늦어진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사전투표함을 먼저 개봉해 투표지를 분류하고, 이후 본투표함 개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사전투표의 경우 7장의 투표용지를 한번에 투표함에 넣는 반면 본투표의 경우 두번에 나눠 투표용지를 넣어 부득이하게 나눠서 개표할 수밖에 없다는게 경기도선관위의 설명이다.

와중에 투표지분류기가 말썽을 일으키기도 했다. 4일 오후 9시께 안산시 단원구 개표소내 투표지분류기 2대가 고장나 20여분간 개표가 지연됐다.

자정이 넘도록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공개된 개표율이 0%였던 화성시의 경우 개표는 정상적으로 진행됐지만 전산입력이 늦어진게 원인이 됐다.

같은 동 투표함이 모두 개함된 후 전산시스템에 개표율을 입력하기 때문에, 실제 개표진행 정도와 공개된 개표율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경기도선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와 본투표 진행방식이 달라, 한번에 개표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이전 선거때보다는 아무래도 개표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투표지분류기에 종이가 걸리거나 하는 이유로 다소 지연될 수는 있지만 개표 자체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강기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