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감 선거전은 이번에도 단일화 성패가승부를 갈랐다. 

4년 전 선거 때와 판박이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개혁진영 단일후보로 나서 당선된 이재정 후보의 득표율(5일오전 9시 현재)은 36.4%이다.

보수성향으로 분류된 조전혁(25.8%), 김광래(11.5%), 최준영(9.7%), 박용우(9.4%) 후보가 뒤를 이었다. 

보수후보 4명의 합산 득표율은 56.4%에 이른다. 

여기에다 투표일 전날 사퇴한 한만용 후보의 무효표까지 합치면 60% 이상으로 추정된다. 

2009년과 2010년 선거에서도 김상곤 전 교육감이 진보 단일후보로 출마해 표가 분산된 보수성향 후보들을 압도적 표차로 눌렀다. 

당시의 학습효과로 이번 선거전은 초반부터 후보 단일화가 최대 관심거리이자 변수였다.

일찌감치 단일화 추진조직을 꾸려 예비후보 4명의 상대로 단일화를 성사시킨 진보진영과 달리, 보수진영은 비공개 물밑 접촉에 의존하며 이합집산과 분열을 거듭했다.

후보 단일화는 고사하고 추진조직이 양분됐고 뒤늦게 통합을 했으나 내부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이해관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급기야 단일화 조직의 일부 공동대표가 이탈해 조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단일화 추진동력은 상실됐다. 

투표 2주를 앞두고 경선 없이 추대 형식으로 단일 후보를 발표했지만 다른 후보들이 불복해 의미가 반감됐다.

단일화 압박 속에 투표일이 임박하자 후보사퇴설 소동이 벌어지고 투표 하루 전에는 후보 사퇴와 지지 선언이 나왔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개혁적 교육철학의 동질감으로 뭉친 진보진영과 달리, 이질적인 교육관과 자기중심적 논리로 얽힌 보수진영의 단일화 해법은 이번에도 숙제로 남았다. 

보수 후보의 난립은 선거비용 부담에서도 고스란히 손실을 안겼다. 

최 후보와 박 후보는 선거비용의 50%를 보전받는 유효득표수의 10% 문턱을 넘지못했고, 김 후보도 20%를 넘기지 못해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지 못하고 절반만 보전받게 됐다.

결국 보수후보끼리 상처만 남기는 '출혈경쟁'을 한 셈이다.

선거캠프 한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에 대한 무관심 속에 세월호 참사로 선거운동이 중단되고 교육행정에 대한 불신마저 높아졌다"며 "넓은 선거구에 부족한 조직과 자금력으로 인지도가 낮은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