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인 구모(23·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씨. 신세대인 구씨는 핸드폰도 시계도 가지고 있지 않다. 전공 서적을 구입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서점도 찾지않고 카세트테이프를 구입하는 일도 없다. 웬만한 것은 PDA 하나로 필요한 것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구씨의 집에는 컴퓨터 주변기기만 갖춰져 있을 뿐 알람시계, 카세트, 비디오, 전화 등 일반가정에서 볼 수 있는 가전제품은 없으며 플로피 디스켓도 갖추고 있지 않다. 구씨는 “음악과 영화를 컴퓨터로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즐기기 때문에 다른 가전제품들은 거의 불필요하다”며 “플로피 디스켓의 경우 인터넷하드가 그 기능을 대신한다”고 말했다.
아날로그시대에서 디지털시대로 변화되면서 우리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물건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휴대폰의 등장과 함께 공중전화가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했고 지하철 자동발매기는 교통카드의 등장과 함께 사람의 발길이 끊긴 채 우두커니 역사의 한 구석을 지키고 있다.
공중전화의 경우 지난 2000년 12월 현재 도내에 설치된 3만8천363개 중 1천743개가 폐기조치됐으며 매출액도 98년 7천228억원에서 지난해 3천460억원으로 절반이상 감소했다.
카세트와 비디오도 역사적 유물로 전락하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의 이들 기기들은 고음질과 고화질을 강점으로 하는 CD와 DVD가 등장하면서 그 존재가치를 잃어버렸다.
특히 사용자가 인터넷에 기기를 연결해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하나의 기능만을 위주로 하던 기존의 아날로그방식의 기기들은 디지털 기기로 바뀌며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이 밖에 컴퓨터의 등장과 함께 사라진 타자기,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존립위기를 맞고 있는 사진필름, 버스토큰과 열차표 등도 디지털시대의 희생양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