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이 교체되면서 시장의 측근 또는 소속 정당 인사가 임직원으로 가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인적 변화가 예상된다. 주요 SPC에 어떤 인물이 오게 되고, 그에 따라 사업 방향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가 관심거리다.

인천 SPC 중 대표이사 교체 1순위는 미단시티개발(주)다.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와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지방선거 기간에 미단시티개발(주) 경영진을 '송피아'로 비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송피아는 송영길 인천시장의 성과 마피아를 합성한 조어다. 미단시티개발(주)의 박선원 대표이사는 정치인 출신으로 작년 3월 선임됐다.

당시 박 대표는 송영길 시장 국제협력 투자유치 특보로 활동하고 있었고, 2012년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전남 나주·화순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경선에 탈락한 정치인이었다. 또 오케이센터개발(주), 인천아트센터(주)의 길학균 대표의 교체도 전망된다.

길 대표는 송 시장이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인물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계양구청장 선거에 나섰다가 경선에 탈락한 경력을 갖고 있다. 2011년 1월 인천아트센터(주) 대표이사로 와 송도 인천아트센터 문화단지, 지원단지 개발 사업을 총괄했다.

연세대 송도캠퍼스와 배후 부지를 개발하는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주) 유필우 대표이사도 교체 대상 중 하나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국회의원 출신의 유 대표는 2010년 인천시장에 나섰지만 당시 경선에서 송영길 후보에게 패한 적이 있는 민주당 계열 인사다.

반면 인천 정치권에서 유필우 대표가 유임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유필우 대표와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는 송림초, 제물포고, 연세대 동문이다.

또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개발(주)는 연세대쪽 이사들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강해 인천시가 일방적으로 이사를 임명하기 어려운 구조다.

인천시장 정권 교체로 인한 인적 변화가 예상되면서 당분간 해당 SPC는 신규 투자를 끌어오거나 개발 사업을 새로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단시티개발의 경우 리포&씨저스 카지노 주변 부지 투자 유치 사업이, 인천아트센터의 경우 상업시설 개발 프로젝트가 당분간 속도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지난 선거에서 송 시장이 측근을 민·관 SPC와 산하기관에 내보냈다며 '송피아'란 조어까지 내세우며 현직 시장 후보를 강도 높게 비판한 유정복 당선자가 SPC 인사 교체의 폭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송 시장쪽 또는 민주당 계열 인사를 내보낸 자리에 유 당선자가 '자기 사람'을 심게 되면 '유피아'(유정복+마피아)란 비판을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유 당선자쪽 인사들이 주식회사보다는 송도글로벌대학운영재단 또는 올 하반기나 내년 초에 출범할 인천아트센터운영재단 등과 같은 비영리 재단법인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김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