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약(飛躍)이란 말이 있다. 원뜻은 높이 날아 뛰어오르거나 힘차게 활동하는 것을 말하며 빠른 속도로 발전하거나 향상할 때 일컫는 말이다.
또한 위기나 역경으로 밑바닥까지 떨어져도 꿋꿋하게 극복하고 더 높은 곳까지 되튀어 오르는 것을 회복탄력성이라고 한다. 이 두 단어는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현재의 시점에서 가장 되새겨 봐야 할 말들이다.
우리 경제가 처한 긴급한 문제들은 단편적인 것들이 아니라 지난 반세기 동안 정부주도, 대기업 중심의 고도 압축성장 과정에서 돌출된 구조적이며 장기적으로 누적된 것들이어서 특단의 인식전환과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6일 발생된 세월호 참사는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가 멈춰섰고 슬픔에 잠겨 있다. 어느 누구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어른들의 잘못으로 어린 학생들이 희생됐다는 죄책감이 대한민국 대다수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우울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심리적 위축과 무력감은 곧바로 소비감소로 이어졌고, 그나마 타오르던 내수경기 활력 회복을 차갑게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자아냈다.
실제로 이번 국가적 재난으로 5월 가정의 달이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운송·숙박·음식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행사와 모임의 취소가 봇물을 이뤘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과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아 하소연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달 청와대서 열린 긴급 민생대책회의에서 "경제는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중요한데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지 못하면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어렵게 살린 경기회복의 불씨까지도 꺼질 우려가 있다"고 말하면서 정부의 적극적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연이은 대국민 담화에서는 국가재난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제시했다. 국가안전처 신설, 해양경찰청 폐지, 끼리끼리 문화와 민관유착의 관피아 관행 근절, 공직사회 개혁 등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위기나 역경, 국가재난 등에 흔들림 없는 국가시스템과 대응력을 갖추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를 위해 건실한 국가경제와 민생경제 안정은 반드시 수반돼야 할 핵심요소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과 같이 전 국민의 무력감과 위축으로 건전한 소비가 침체되고 경제심리마저 가라앉게 되면 회복되고 있는 내수경기의 활성화는 더욱 어렵게 되고, 경제의 근간인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중산층이 무너지게 된다. 이런 일은 사전에 반드시 막아야 하며, 이런 점에서 금번 정부의 대책 발표는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소비심리의 진작과 함께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기업하고자 하는 경제의욕을 복돋아 주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국가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는 것이 희망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첩경이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이 행복한 경제와 건실하고 튼튼한 국가경제의 허리인 중산층이 웃을 수 있게 하는데 정부가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민선 6기 지방자치단체 선거도 6월 4일 끝났고 내달 1일부터는 신임 인천광역시장의 임기도 시작된다. 하반기 경제운용의 가장 큰 포인트는 아마도 소비와 투자심리 회복, 기업인들의 경제의욕 진작이 돼야 함은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명확한 사실이다. 경제는 곧 경제주체의 심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와 모든 국민은 힘과 지혜를 모아 내수활성화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재난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시스템과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경제나 심리 회복탄력성을 더 강하게 만들어 우리나라가 새로운 높은 단계로 비약하도록 해야 한다.
/심승일 중소기업중앙회 인천지역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