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본산인 안성금수원에 11일 검찰과 경찰이 진입, 구원파 신도 6명을 체포했다. 

검·경은 오전 8시13분 50여개 기동중대 5천여명을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금수원에 투입해 임모(62)·김모(67)·박모(43)·정모(62)·최모(44)씨 등 신도 5명을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잇따라 검거했다. 

이들은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에게 도주차량과 도주로를 확보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김씨·박씨·정씨 등 4명은 수배 중이었고 최씨는 긴급체포됐다. 

검·경은 또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저지한 신도 이모(57)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그러나 유 전 회장 도피를 총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엄마'(64·여)'와 '김엄마'(59·여)의 신병은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은 '두 엄마'가 도피자금 모금, 은신처 마련, 도피조 인력 배치, 수사사항 파악 등을 구원파 신도들에게 치밀하게 지시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검거를 금수원 진입의 1차 목표로 뒀다.

두 엄마 외에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유 전 회장 도피의 핵심 조력자 5명도 역시 소재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독교복음침례회와 함께 구원파의 또 다른 축인 평신도복음선교회 이태종 임시대변인은 "체포된 신도들은 지난달 30일쯤 해남에서 매실따는 작업을 했지 도피를 도운 것이 아니"라며 "신엄마와 김엄마도 단순한 교인에 불과하고 주말에 때때로 봉사하러 오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검찰의 압수수색·체포영장 집행이 참관인없이 이뤄진 불법이라고 강조하고 (영장집행) 종료 뒤 입수품 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추후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관과 경찰력을 투입하기에 앞서 오전 7시55분 구원파 관계자들에게 압수수색·체포영장 집행사실을 통보했다. 

구원파 신도 100여명은 새벽부터 금수원 정문앞에 모여 스크럼을 짠 채 '종교탄압 중단', '무죄추정 원칙 준수' 등 구호를 외치며 대치했지만 검찰이 영장을 제시하자 순순히 정문을 내줬다. 

검·경은 대강당을 중심으로 금수원 시설물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에 들어가는 한편 구원파 신도들과 수배자 명단을 일일이 대조하며 검거작전을 폈다.

대강당은 신도 5천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주말 성경집회가 열리는 곳이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김엄마' 차량의 하이패스카드, 대강당 사무실의 PC본체 등을 확보하고 유 전 회장 장녀 섬나(48)씨 소유의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랜드로바를 압류했다.

이날 금수원 안팎에는 경기·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기동대 63개 중대와 정보형사등 모두 6천여명이 투입됐고 탐지견 3마리도 동원됐다. 또 물대포, 119구조장비, 응급차량 등을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고 경찰헬기와 소방헬기를 금수원 상공에 띄워 수배자들의 도주로를 차단했다.

경찰 진입에 앞서 조계웅 구원파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은 세월호 침몰 사고 원인 규명에 집중하라"고 비난했다.

검·경은 이날 오후 8시까지 꼬박 12시간에 걸친 압수수색을 마친 뒤 경기청 소속 기동경찰 15개 중대 등 일부 병력을 금수원 안팎에 밤새 배치하고 12일 오전 7시부터 수색을 재개하기로 했다.

검·경은 지난달 21일 금수원에 진입해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44)씨 검거에 나섰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구원파 신도들은 당시에도 검·경의 유 전 회장 부자에 대한 구인·체포영장 및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막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