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집근처 대형마트에서 붉은악마 티셔츠와 나팔, 뿔 머리띠 등 응원도구를 구매한 권모(26)씨는 제품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실망했다.

제조사가 전부 중국인데다 공식 티셔츠조차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똑같은 제품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30%나 싸게 판매되고 있어 사기당한 기분마저 들었다.

권씨는 "우리나라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한 도구들이 중국산인 것도 우습지만, 이는 결국 응원열기가 뜨거워질수록 중국만 득보는 게 아니겠냐"며 "부풀려진 가격에 소비자들만 피해본다"고 말했다.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응원도구를 대거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제품들이 원가보다 많게는 5~10배나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도내 대형마트에서는 월드컵 용품 판매 부스를 따로 마련해 티셔츠는 1만7천900원, 응원나팔은 2천원, 불이 들어오는 악마 뿔 머리띠는 3천원에 판매중이다.

하지만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악마 뿔 머리띠와 나팔이 1천원에 판매되고 있고, 한 쇼핑몰에서는 머리띠를 10개 묶음으로 살 경우 6천900원에 내놔 개당 690원에 살 수 있다. 머리띠는 250~500원, 휴대용 태극기는 40원 등 대개 원가가 몇백원에 불과하지만 실제론 2천~3천원에 거래되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응원도구를 판매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이 지나면 소용없는 '반짝' 제품들이기 때문에 원가보다는 가격을 높게 매겨 남는 장사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선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