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수도권의 대표적인 쇼핑명소로 꼽힌 성남중앙지하상가가 노후한 시설과 열악한 주변환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내년 8월 성남시에 기부채납될 예정이어서 어떤 해결책이 마련될지 상인들이 기대와 걱정에 빠졌다.

11일 (주)성남중앙지하상가에 따르면 내년 8월 31일 무상사용 기간을 마치고 중앙지하상가를 시에 기부채납한다.

중앙지하상가는 1995년 당시 민자 472억7천200여만원을 투자해 연장 728m 폭 28m, 271만8천775㎡ 규모로 조성됐다.

663개 점포로 시작한 중앙지하상가는 의류·생활용품 등으로 대형 상권을 형성해 인근 지역에서 몰려오는 소비자로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중앙동 재개발사업의 지연으로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인근의 종합시장 상권이 붕괴돼 현재는 50여곳이 공실로 방치되는 등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수익이 줄어들다 보니 투자도 이뤄지지 않아 20여년 가까이 낡은 시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처지다.

시는 다음달 연구용역을 맡겨 상권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상인들은 리모델링을 할 경우 장기간 장사를 못하게 되는 데다, 단순히 시설만 좋아져서는 임대료 등이 늘어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석만 성남중앙지하상가 상인회장은 "중앙지하상가는 상인과 상인 가족 등 1만명의 생계가 달려있는 삶의 터전이다"며 "그간 어려움 속에서 버텨온 상인들이 오히려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주변의 상권과 휴식공간·문화공간 등 포괄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연구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상인들과 의견을 조율해 중앙지하상가가 재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