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한판 승부였다. 한국 축구가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러시아와 1대1로 비겼다. 비겼지만 16강의 희망을 보여준 후회없는 경기였다. 그동안 몇 차례의 평가전에서 시원찮은 경기로 국민들이 우려하는 바 컸으나 후반 23분 상무의 이근호가 터뜨린 선제골로 모두가 모처럼만에 환호했다. 더욱이 월드컵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많은 터라 축구전문가나 국민들로부터 힘든 경기를 펼칠 거라는 예상을 불식시키고 멋진 경기를 보여주었다. 아쉽게도 러시아에 동점골을 허용해 비기긴 했지만 탄탄한 조직력은 러시아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경기 결과를 떠나 국민들은 모처럼 응원전을 함께 펼치며 하나가 됐다. 18일 오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1천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대한민국, 필승 코리아'를 외쳤다. 대학생, 직장인, 지역주민 등 시민들은 하나가 돼 세월호의 아픈 기억을 잠시나마 잊는 자리가 됐다. 두 달여의 기간동안 슬픔 속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국민들에게 잠시나마 힐링의 기회가 되고 있는 게 월드컵이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심기일전해서 다시 뛰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대한민국이 슬픔을 딛고 분연히 일어서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내친 김에 16강을 넘어 8강, 4강을 뛰어넘어 보자. 홍명보가 이끄는 태극전사들의 경기내용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전국민의 이같은 응원이라면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의 4강 신화를 재현하지 못하란 법도 없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8강까지 간다고 하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이다. 이렇게 된다면 전 국민의 축제는 다음 달까지도 이어져 침체된 대한민국이 다시금 월드컵을 통해 모든 분야에서 재편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러시아는 유럽 예선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제치고 1위로 본선에 오른 팀이다. 이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 또 비겼다면 앞으로 남은 경기도 해볼 만하다. 알제리 벨기에와의 남은 조별 예선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국민들에게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편법과 반칙이 횡행하고, 책임지지 않는 풍토가 만연한 사회에 태극전사들이 페어플레이를 보여주어 귀감이 돼야 한다. 나아가 월드컵 대표팀의 일사불란한 팀워크가 대한민국을 바로세우는 팀워크로 승화되길 기대한다. 잘 싸워라 태극전사들아.
태극전사들, 16강으로 희망을 보여주자
입력 2014-06-19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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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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