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생활 밀착형 문화시설과 생활체육 프로그램이 서울 등 다른 대도시보다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시민들은 문화와 체육 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인천은 문화예술 불모지'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인천이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까운 탓도 있지만, 그간 인천시가 인천의 문화·체육 역량을 키우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는 후보 시절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인천의 정체성 확립',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인천의 성장 잠재력'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천 출신 사람이 인천시장에 당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생활체육회장을 지낸 점을 말하면서 축구 등 운동을 좋아한다고도 했다. 때문에 유정복 당선자가 인천의 문화·체육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유정복 당선자는 문화분야 공약으로 ▲인천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 수립 ▲가족 친화형 여가문화 공간(캠핑장) 확충 ▲작은 도서관 지원 강화 등을 내놓았다.

체육분야 공약으로는 '인천아시안게임 성공 개최' '인천아시안게임 신설 경기장 사후 활용' '명품 스포츠 이벤트 개발' '함께하는 다문화 생활체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3면

하지만 유정복 당선자의 문화 공약이 교통 등 다른 분야 공약에 비해 미흡하다는 게 지역문화계 평가다. 심지어는 이번 인천시장 선거에서 문화 정책(공약)이 실종됐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KTX 노선 신설과 인천시 부채 문제 등 여러 공약·현안에 밀려 문화 정책이 반영되지 못한 셈이다.

지역문화계와 체육계는 문화·체육 분야 예산 확충을 바라고 있다.

인천시 전체 예산에서 문화예술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 정도에 불과하다. 체육 사업비 비율도 10%가 채 안 된다.

민선 5기 4년 동안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이 4번이나 바뀐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문화·체육분야 '컨트롤 타워'와 다름없다. 잦은 인사는 인천시가 문화·체육 역량 강화에 의지를 갖고 있느냐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인천시는 올해 인천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

내년에는 '세계 책의 수도' 사업을 본격화한다. '인천아시안게임'과 '세계 책의 수도' 사업을 통해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일회성 행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문화·체육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