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장호원간 자동차 전용도로의 일부 구간이 수도권 광역 녹지축 보호를 위해 지하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공사의 영향으로 지하수가 고갈돼 인근 농가의 생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

19일 서울지방국토관리청 등에 따르면 성남~장호원간 자동차 전용도로(61.3㎞) 구간 중 여수 교차로~대원분기점 2.4㎞ 구간을 지하화하고 있다. 녹지보호와 교통혼잡, 소음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진행된 발파작업으로 인근 농민들이 십수년간 사용하던 지하수가 고갈돼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인근에서 주말 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002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지하수를 개발해 최근까지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부터 성남~장호원간 자동차전용도로 발파공사가 진행된 이후 지하수가 말라 최근에는 하루종일 펌프를 돌려봐야 20~30ℓ이내의 물밖에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A씨는 "가뭄에도 10년 넘게 잘 사용해 왔던 지하수가 올해부터는 완전히 끊어지다시피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주말농장을 이용하는 40명으로부터 이용료를 받아 생계를 잇고 있는데 물이 부족해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 데다 씻을 물조차 주지 못해 발길이 끊어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A씨 외에도 공사장 인근에서 농사를 지어온 주민들은 발파공사 때문에 땅이 흔들려 불안감을 느껴왔는데 최근에는 농사조차 지을 수 없게 됐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은 주민들의 대책마련 요구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해 강우량이 평년보다 적어 발생한 문제로 추측하고 있다. 주민들은 심증만 갖고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질 전문가를 고용해 지하수가 줄어들게 된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