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에서 복귀한 루이스 수아레스(27·리버풀)가 폭발적인 골 결정력으로 우루과이를 벼랑에서 구했다.
수아레스는 20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D조 2차전에서 잉글랜드를 상대로 결승골을 포함해 멀티골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는 1차전에서 나란히 패배한 우루과이와 잉글랜드가 16강 출전을 놓고 사활을 건 한판 승부였다.
특히 6만4천여 관중이 운집한 경기장은 무릎 부상을 털고 돌아온 수아레스에 대한 기대로 경기 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수아레스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는 전반 0-0으로 맞선 전반 39분 최전방 파트너 에딘손 카바니의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환상적인 헤딩슛으로 잉글랜드 골망을 가르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상대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피한 재빠른 돌파와 공을 정확히 구석으로 때리는 기술이 빚어낸 골 결정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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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 우루과이.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월드컵 D조 조별리그 2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가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AP=연합뉴스 |
수아레스의 활약은 여기 그치지 않았다. 잉글랜드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니아티드)의 동점골로 1-1로 맞선 후반 40분 우루과이를 구하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수아레스는 골키퍼의 롱킥이 상대의 머리에 맞고 흐르자 빠르게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들어 강력한 슈팅으로 잉글랜드 골망을 흔들었다.
그가 최고의 결정력을 뽐내자 우루과이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고 잉글랜드 팬 일부는 화가 치밀어 맥주컵을 관중석 하단으로 마구 투척하기도 했다.
수아레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선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31골을 터뜨려 득점왕에 오르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으나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수아레스가 재활에 집중하며 결장한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루과이는 코스타리카에 1-3으로 졌다.
조국의 패배를 지켜본 수아레스는 고개를 떨어뜨리며 각오를 다졌고 우루과이가 벼랑에 몰린 2차전에서 환상적인 기량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수아레스가 월드컵에서 우루과이를 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3골을 터뜨려 우루과이를 4강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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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잉글랜드 우루과이.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월드컵 D조 조별리그 2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가 2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환호하고 있다. 우루과이는 이날 수아레스가 넣은 2골로 2-1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게 됐다. /AP=연합뉴스 |
수아레스는 한국과의 16강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감아차기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어 가나와의 8강전에서도 반칙이기는 했으나 연장 후반 막판 골문으로 들어가는 볼을 팔로 걷어내 레드카드를 받았다.
우루과이는 페널티킥을 막아내고 경기를 승부차기로 몰고간 뒤 결국 가나를 따돌리고 4강에 진출했다.
반면 수아레스를 막지 못하고 패한 잉글랜드는 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에 직면했다.
잉글랜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외국인 공격수로서 득점왕에 등극한 수아레스에게 골을 허용하며 축구 종가의 자존심이 무참히 짓밟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