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끝없이 하향 곡선을 그리며 몰락하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은 20일(이하 한국시간) 2014 브라질 월드컵 D조 조별리그 2차전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수아레스에 2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1차전에도 이탈리아에 1-2로 진 잉글랜드는 2연패를 당하며 자력으로 16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잉글랜드가 16강에 진출하려면 다른 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일단 이탈리아가 2, 3차전에서 코스타리카, 우루과이를 모두 잡아줘야 한다.

여기에 잉글랜드가 25일 코스타리카와의 최종전에서 큰 점수 차로 이기면 골 득실차로 2위에 올라 16강에 오를 수 있다. 

만약 월드컵 16강행이 좌절되면 잉글랜드에게 그야말로 굴욕인 셈이다. 이번이 14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인 잉글랜드는 아직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적이 없다. 

월드컵 본선 최저 성적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때 16강 탈락이었다. 그러나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16강 진출이 쉽지 않은 시나리오여서 잉글랜드로선 굴욕을 피할 길이 없어보인다.
▲ 잉글랜드 우루과이.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의 2014 월드컵 D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오른쪽)가 우루과이 마르틴 카세레스를 등지며 헤딩한 볼이 골 포스트를 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잉글랜드의 몰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조편성에서부터 최악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인 잉글랜드는 강호 우루과이(7위), 이탈리아(9위) 뿐 아니라 북중미의 복병 코스타리카(28위)와 같은 조로 묶이며 월드컵 '죽음의 조'로 꼽혔다.

특히 죽음의 조에 속한 잉글랜드의 경기력은 월드컵을 앞두고도 좀처럼 올라오지 못했다. 지난달 말 홈에서 열린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3-0으로 이겼지만 이후 떠난 미국 전지훈련에선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비교적 무난한 상대로 여겨졌던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도 2-2로 비겼고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도 0-0으로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월드컵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려면 에이스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활약도 절실했지만 루니는 1차전에서 침묵했다.

루니는 우루과이와의 2차전에서 월드컵 본선 첫 골을 올리며 기세를 올렸지만 팀에 승리를 안겨주진 못했다.

최근 월드컵에서 힘을 쓰지 못하며 '종가의 위기'라는 소리를 듣던 가운데 이번에 처음으로 16강에 탈락하면 잉글랜드 대표팀 위기론에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는 1990년 이탈리아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대회에서 초호화 멤버를 가지고도 좀처럼 기대만큼의 성적을내지 못했다. 

1994년 미국 대회에서는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고  1998년 프랑스대회에선 16강, 2002년 한일대회와 2006년 독일대회에서 8강, 2010년 남아공대회에서 16강에 그쳤다. 

잉글랜드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위기에서 벗어나려 오히려 위기를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잉글랜드를 조별리그 탈락 수렁에서 건져낼 '기적'이 과연 일어날지 잉글랜드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