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전선 최전방 GOP(일반전초)에서 지난 21일 저녁, 사병의 총기난사로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관련기사 23면

이번 사건을 일으킨 임모(22) 병장은 22일 오후 10시 현재 우리 군과 총격전을 벌이며 대치중이다.

군 당국은 임 병장에게 투항을 권유했지만, 임 병장이 투항을 계속 거부함에 따라 군은 야간 총격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치 현장인 명파리 일대 4개 마을 주민 560여명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군 당국에 따르면 임 병장은 지난 21일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55분까지 GOP 주간 경계근무에 투입됐다. 그는 근무에 투입되면서 K-2 소총 1정과 수류탄 1발, 실탄 75발을 지급받았다.

임 병장은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다가 오후 8시15분께 GOP 소초 후방 보급로 삼거리에서 함께 주간 경계근무를 한 동료 장병을 만나자마자 수류탄 1발을 투척하고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도망가는 장병에게 지속적으로 총격을 가했고 GOP 소초(생활관)로 들어가 복도에서 보이는 장병에게도 사격한 뒤 도주했다고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총격이 시작된 후방 보급로 삼거리와 소초까지 거리는 30∼40m이며, 임 병장의 총격은 수분간 지속됐다.

수류탄 투척으로 일부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주로 소총 조준 사격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김모 하사와 상병 2명, 일병 1명, 이병 1명 등 5명의 장병이 목숨을 잃었다. 3명은 GOP 생활관 밖에서, 사망자 2명은 생활관 안에서 숨졌다.

군 당국은 7명의 부상자 중 중상자 2명은 헬기를 이용해 국군수도병원과 강릉 국군병원으로, 경상자 5명은 구급차를 이용해 가장 가까운 민간병원으로 각각 후송했다.

임 병장은 사건을 저지르고 나서 K-2 소총 1정과 남은 실탄 60여발 및 피해 장병들이 소지했던 실탄도 일부 가지고 부대를 탈영했다.

헬기와 특수부대까지 동원된 수색작전이 펼쳐진 끝에 다음날인 22일 오후 2시17분께 고성군 제진검문소 북쪽 300m 지점 숲 속에 은신한 임 병장이 수색팀에 의해 식별됐다.

2시23분께 임 병장의 선제 사격으로 총격전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소대장 김모 중위가 팔 관통상을 입기도 했다.

/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