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월드컵 무승 16강 진출 실패. 한국축구대표팀이 16년 만에 '조별리그 무승'의 치욕을 당하며 탈락의 비운을 맛본 가운데 후반 교체해 들어간 지동원이 2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슈팅이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에게 막히자 땅을 치며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1무2패) 이후 16년 만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홍명보호가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오전(한국시간) 벨기에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을 치렀지만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를 점하고도 0-1로 무릎을 꿇었다.

4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의 16강 성적을 뛰어넘어 원정 월드컵 사상 첫 8강 진출을 이루겠다고 다짐한 채 브라질 땅을 밟은 대표팀은 1무2패(3득점 6실점), 조 최하위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이날 한국이 벨기에에 패하면서 아시아 축구도 2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승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출전국은 한국을 비롯한 B조의 호주, C조 일본, F조 이란 등 4개 국가가 참가했다.

이들 4개 나라는 모두 조별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모두 최하위에 머물렀다. 네 팀의 성적을 합하면 12경기에서 3무9패다.

2011년 아시안컵 우승국으로서 아시아 챔피언의 지위를 누려온 일본은 조 편성이 좋다면서 4강까지 가보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1무2패(2골 6실점)로 짐을 챙겼다.

아시아 전통의 강호로 군림해온 이란도 1무2패(1골 4실점)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더구나 이란은 극단적인 수비축구와 침대축구로 일관,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 아시아 월드컵 무승 16강 진출 실패. 한국축구대표팀이 16년 만에 '조별리그 무승'의 치욕을 당하며 탈락의 비운을 맛본 가운데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27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응원단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은 1998년 프랑스 대회(1무2패) 이후 16년 만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호주는 네덜란드, 칠레, 스페인 등 강호와 한 조로 묶인 탓에 3전 전패(3골 9실점)를 당하고 보따리를 쌌다. 

가장 늦게 조별리그를 치른 한국도 남미와 유럽의 강세에 밀려 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1차전에서 러시아와 1-1로 비겨 절반의 목표를 이뤘지만, 1승 상대로 꼽은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2-4로 졸전을 펼쳐 자존심을 구겼다.

이어 벨기에를 상대로 아시아축구의 자존심을 걸고 실낱같은 16강 희망까지 품어 봤지만 10명이 뛴 유럽 강호 벨기에를 넘지 못하고 오히려 후반 결승골을 헌납했다.

아시아축구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 없이 물러난 것은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참가국이 24개국이었던 이탈리아 대회 당시 한국과 아랍에미리트가아시아 대표로 출전해 각각 3패를 당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후에는 적어도 1승씩은 올렸다. 1994년 미국 대회에선 사우디아라비아가 2승1패로 16강에 올랐고,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선 이란이 1승(2패)을 챙겼다. 2002년에는 공동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2승1무를 거두고 나란히 16강에 올라 한국은 4강 신화까지 쓰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선 한국이 1승(1무1패)을 거뒀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때에도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호주(이상 1승1무1패), 일본(2승1패)이 4승을 합작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원정 대회에서 처음으로 16강 진출까지 이뤄 아시아의 맹주임을 자임했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