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는 최고의 통신서비스, 건물내에서는 먹통'.
무전기와 휴대폰을 겸하는 TRS(주파수공용통신) 단말기를 구입한 사람들의 한결같은 불평이다.
직원들과의 효과적인 연락체계를 갖추기 위해 300여만원을 들여 지난해 말 단말기 7대를 구입한 최모(38·택배업·수원시 팔달구 영통동)씨는 “일반 휴대폰요금보다 싼데다 동시통화가 가능해 단말기를 구입했다”며 “그러나 건물내에 들어가면 통화가 안돼 불편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며 구입을 후회했다.
사업을 하는 김모(43·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씨도 “대부분 건물내에서 공사할 때가 많은데 3~4번은 걸어야 겨우 통화가 된다”며 “해지하고 싶어도 가입기간내에는 위약금을 물어야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휴대폰보다 비용이 싼데다 무전기로도 사용이 가능해 택시회사와 택배사 등 운송업체, 동호인, 기업체 등을 중심으로 구입이 늘어나고 있는 TRS 단말기가 중계기 설치가 제대로 안돼 건물내 통화가 거의 불가능해 구입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TRS서비스 업체들은 엄청난 투자비용을 이유로 중계기 설치를 대리점에 떠넘겼지만 대리점들도 설치를 기피하면서 전국 어디서나 통화가 가능하다는 광고만 믿고 단말기를 구입한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99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H업체의 경우 경기남부지역 8개 대리점이 시가 30여만원짜리 간이중계기를 설치한 대수는 30여대에 불과하다.
업체 관계자는 “휴대폰처럼 건물내에서까지 통화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몇조원의 투자비가 새로 들어가야 한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TRS서비스는 택시와 화물트럭 등 도로상의 통화를 편리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TRS서비스는 1대1 통화시 기본요금이 10초당 12원으로 17원인 휴대폰요금보다 훨씬 저렴해 전국적으로 16만명(지난해 12월 기준)가량이 가입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