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를 수사중인 차정일 특검팀은 9일 김홍업씨의 측근 인사
인 김성환씨가 차명계좌로 거액을 관리하면서 이수동 전아태재단 상임이사
에게 이중 1억원을 전달한 사실을 밝혀냈다.
특검팀은 또 이수동씨가 해군참모총장등 군과 경찰, 방송사 등 각계 인사
청탁과 월드컵 상암구장 매장 운영 문제 등 이권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문건을 압수, 정밀 분석중이다.
특검팀은 이날 이수동씨의 금품수수 및 인사 개입 의혹 수사 상황 등을 골
자로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이수동과 도승희씨의 집 등에서 압수한 문건중에는 ‘해군참모총장 관
리방안’, ‘해군준장의 소장 승진 희망’, ‘상암구장 매장 운영 계획 및
월드컵 경기장내기념품 매장 임대 절차’, ‘KBS 교향악단 감독 이력서’
등이 포함돼 있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특검팀은 또 이수동씨 본인 계좌에 대한 추적 결과 김성환씨의 부인이 실소
유주인 차명 계좌에서 발행된 1억원이 이수동씨 본인 계좌에 1천300만원,
이수동씨의 부인 계좌에 3천400만원이 각각 입금됐음을 확인했고, 나머지 5
천600만원중 상당 부분이 아태재단 관계자들에 의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
다고 발표했다.
특검팀은 금감원이 99년말 이용호씨 계열사에 대한 주가조작 조사에서 이씨
를 고발대상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 당시 공시조사실장인 윤모씨가 조사팀
의 고발 의견을 묵살, 제외시킨 사실을 확인했다. 윤씨는 미국으로 도피,
체류중이다.
이수동씨 집에서 압수된 문건중에는 특히 ‘개혁의 완성도를 높이고 통치권
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앙신문에 대한 개혁이 시급하다’는 7쪽짜리 문건
과 ‘지방언론개혁 위한 방안 접근(광주.전남지역을 중심으로), ‘개혁을
추진하면서 통치권을 강화시켜 정국안정을 유도하고 차기정권 창출의 가능
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연구’등의 문검이 포함돼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와함께 ‘해군참모총장 관리방안’은 ▲ 후임총장 후보 3명 ▲ 해군장성
인사적체 방안 ▲ 해군장성의 영남편중 실태 ▲ 육.해.공군 총장과의 비교
▲ 결론 및 건의 ▲ 각후보별 인물 평가 등 7쪽 분량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
다.
이수동씨는 “해군참모총장 관리방안은 해군작전사령관으로부터 도와달라
는 취지의 부탁을 받아 보관했고 해군준장의 소장 승진은 도승희씨로부터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라며 “그러나 실제 인사청탁은 한 적 없
다”고 진술했다.
이수동씨는 또 “한국전자복권 김현성 사장으로부터 제주도에서 발행하는
복권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아 제주지사에게 전화를 한
일은 있다”고 일부 시인했다.
이씨는 이밖에 “도승희씨로부터 총경을 경무관으로 승진시킬 수 있도록 도
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경찰청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알아봤으나 ‘안된다’
는 대답을 들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