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미분양 아파트를 털어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할인분양이 본격화하면서 입주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9일 광주지역 건설업계와 입주민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와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이 내집마련에 적극 나서면서 분양시장이 꿈틀되자 지난해 분양된 아파트를 비롯, 수년 전 분양한 아파트까지 미분양 물건을 털어내기 위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현재 2~3곳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으며, 할인폭도 기존 분양가 대비 10~30%대로 파격적이다.

광주 탄벌동 A아파트는 40평형 이상 대형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가 대비 20%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처리하고 있다. 분양가보다 최대 1억원 가까이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입주민들은 건설사를 상대로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입주민 김모씨는 "먼저 입주한 주민과 형평성 문제도 있고, 시세에도 악영향을 미쳐 경제적 손실이 어마어마하다"며 "대놓고 할인된 분양가격을 홍보하는 건 입주민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분양 관계자는 "회사 보유물량 중 전세로 돌렸던 물건이 만기가 도래함에 따라 연장 계약을 안 하고 분양으로 돌린 것일 뿐이며, 물량도 얼마 되지 않는다"면서 "전세를 분양으로 돌리면 오히려 가격이 반등할 소지가 많다"고 시세 하락에 대한 입주민들의 우려를 일축했다.

쌍령동 B아파트도 당초 분양가 대비 최대 29.9% 할인에 확장비까지 무료지원하며 실수요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이 밖에도 회사특별할인을 내세워 C아파트가 꾸준히 미분양 털기를 진행하고 있다.

관내 S부동산 관계자는 "미분양을 안고 있을수록 건설사들의 손실이 커지는 만큼 털어내기는 이해되지만 입주민 입장에선 똑같은 아파트를 수천만원에서 억대까지 비싸게 쌌다고 생각하면 억울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부동산경기가 활황세로 돌아서기 전까진 뾰족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이윤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