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총선때처럼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 결실을 얻으려면 지식인 중심의 운동에서 시민 중심의 운동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 NGO포럼(회장·김영래 아주대교수)이 지난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양대선거와 시민단체·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제3차 NGO포럼에서 윤종빈 명지대 교수는 “16대 총선 당시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은 수도권 지역에서 해당 후보에게 6.5% 정도의 득표 손실을 가져오는 등 선거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 “가장 후진적인 행태를 보여주는 곳이 정치분야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국민은 없다”며 “낙선운동은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운영됐던 국가와 정치사회에 견제와 비판을 제도화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결론에서 “올해 양대 선거는 정치권에 대한 시민들의 견제를 정착시키는 과정”이라며 “활동가 및 지식인 중심의 활동에서 탈피해 시민의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양대 선거와 시민단체의 참여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번 6·13 지방선거는 본격적인 지방화시대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시민의 삶의 질 문제를 정치·행정과정에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시민단체가 할 수 있는 간접적인 선거관련 활동으로 ●유권자의 권리와 의무를 교육시키는 유권자 교실 개설 ●공청회와 토론회 개최 ●후보자 초청 토론회 ●선거감시단 구성 ●공약과 정책요구 등을 들었다. 또 직접참여활동으로 이른바 녹색후보와 노동후보, 여성후보로 대변되는 시민후보들의 출마와 그리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의 낙선운동 추진을 제시했다.
 한편 선거와 언론의 관계에 대해 발표한 황근 선문대 교수는 “법과 제도에 의한 규제를 줄이는 대신 사회적 규제로 선거방송의 공정성을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고 정치과정을 원활히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TV가 도리어 정치참여를 저해하고 정치 본질을 왜곡시키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면서 최근 TV 토론을 비롯한 각종 선거관련 프로그램이 미디어용 정치이벤트로 전락하는 사례를 지적했다.
 이어 선거기간에 집중적으로 상업화된 선거방송에만 의존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C-SPAN과 같은 정치전문방송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최연구 포항공대 교수 역시 인물 대결에만 매달리는 선거보도 풍토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최 교수는 “선거는 언론이나 정치집단이 후보자의 자질과 사상을 검증하는 절차가 아니라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며 자유로운 논쟁을 유도해 민의가 정치적 선택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민주적인 절차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