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프마켓 인근 부영공원에 서식중이었던 맹꽁이 성체와 유생(올챙이), 알집 등 약 4천800여마리가 지난해 원적산공원에 조성된 서식처로 옮겼지만 관리주체인 국방부가 위탁한 업체의 관리 소홀과 책임회피로 인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30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원적산공원에 마련된 습지형태의 맹꽁이 서식처가 땡볕에 메말라 제기능을 상실한 채 잡초만 무성하다. /조재현기자
멸종위기종 부영공원서 이주
그물망에 먹이활동 제한
메마른 웅덩이 '생존 위협'
부평구-위탁업체 "네탓"

캠프마켓(부평미군기지) 인근 부영공원의 토양 오염 정화사업으로 인해 원적산 공원으로 이주한 맹꽁이(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들이 관리가 소홀한 탓에 죽어가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부평구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부영공원에 살고있던 맹꽁이 성체, 유생(올챙이), 알집 등 모두 4천800여 마리가 자원봉사자 30여명으로 구성된 '맹꽁이 시민포획단'에 의해 원적산 공원에 조성된 서식처로 옮겨졌다.

미군에 의해 토양이 오염된 부영공원에서 토양 정화사업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이주한 맹꽁이들은 토양오염 정화사업 주체인 국방부가 선정한 전문업체에서 관리하다가 2015년말께 다시 원래 서식처인 부영공원으로 옮길 계획이다.

하지만 국방부 위탁업체나 지자체의 관리가 부실해 맹꽁이들이 죽어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아태양서파충류연구소 김은영 연구원은 "원적산 공원 서식처에 있는 물웅덩이 2곳 가운데 한 곳은 물이 거의 메말라 도저히 맹꽁이 성체나 유생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며 "울타리에 9개월째 치고있는 그물망이 먹이활동마저 제한해 생존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30일 오후 2시께 찾은 원적산 공원 맹꽁이 서식처는 기온이 30℃ 가까이 치솟은 땡볕 더위에 심하게 메말라있어 습지라고 볼 수 없는 상태였다.

상황이 이런데도 위탁업체와 관할 지자체인 부평구는 맹꽁이 보호 주체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며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다. 이주 후 현재까지 살아남은 맹꽁이 개체수는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위탁업체 관계자는 "원적산 공원 서식처에 물이 말라있으며, 맹꽁이가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며 "국방부와 모니터링 관련 계약을 맺었을 뿐 서식처 보호·관리에 대해선 주체가 어디인지 부평구와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부평구 관계자는 "국방부 사업이기 때문에 구는 관여치 않으며, 모니터링 관련 보고도 받지 않고 있다"며 "맹꽁이 서식처 관리는 국방부가 선정한 업체에서 총괄하고 있다"고 했다.

/박경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