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시행된 12일 오전 서울 배화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영어 영역에서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원은 영어에서 '쉬운 수능' 기조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물수능'에 따른 변별력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어 B형을 제외한 국어 A형, 수학 A/B형도 지난해 수능 때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떨어져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 같은 내용의 6월 수능 모의평가 채점결과를 2일 공개했다.

'대입에서 쉬운 수능 영어 출제'라는 교육부 방침에서 예고된 바 있지만 올해 통합형으로 출제된 영어 영역은 만점자가 지금까지 모든 모의평가 및 수능을 통틀어 가장 많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인 126점을 받은 만점자가 전체 응시인원의 5.37%에 달했다. '물수능' 논란이 일었던 2012학년도 수능 당시 영어 만점자 비율(2.67%)의 갑절이나 됐다.

특히 표준점수 최고점이 바로 1등급 커트라인이 됐다.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고 한 문제라도 틀리면 2등급으로 내려간다는 뜻이다.

영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작년 수능의 쉬운 A형(133점)보다 낮은 것은 물론, 표준점수 도입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전체 평균 대비 상대적 위치를 알려주는 점수로,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아지고 어려우면 최고점이 올라간다.

애초 교육부는 올해 통합형으로 치러진 영어를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쉬운 A형보다는 어렵게, 어려운 B형보다는 쉽게 낸다고 밝혔으나 실제 채점 결과는 쉬운 A형보다 더 쉽게 출제된 셈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영어를 쉽게 출제한다는 정부 발표에 부응해 출제했다"며 "학생 입장에서 학습부담이 줄어들어 사교육 경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쉬운 영어 수능 출제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학 영역도 작년 수능보다는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수학 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 B형은 132점으로 작년 수능의 A형(143점), B형(138점)보다 각각 7점, 6점 떨어졌다.

국어 영역은 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28점으로 작년 수능보다 4점 낮았으나 B형은 133점으로 작년보다 2점 높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으로 추정한 만점자 비율은 ▲국어 A형 1.99%, B형 0.54% ▲수학 A형 1.37%, B형 1.88%다.

평가원 관계자는 "영어가 쉽게 출제되면 국어와 수학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6월 모의평가를 작년보다 어렵지 않게 출제했다"며 "국어는 A/B형간 수준 차이를 유지하려다 보니 국어 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가게 됐다"고 말했다.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1등급 커트라인(표준점수)은 ▲국어 A형 126점, B형 128점 ▲수학 A형 133점, B형 129점 ▲영어 126점이다.

사회탐구 영역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은 생활과 윤리(74점)가 가장 높았고, 사회·문화(66점)가 가장 낮았다.

과학탐구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지구과학Ⅱ(78점)와 가장 낮은 생명과학Ⅱ(67점)간 점수 차가 11점이었다.

제2외국어/한문은 아랍어Ⅰ이 표준점수 최고점 100점으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기초 베트남어(85점)였다. 스페인어Ⅰ이 65점으로 가장 낮아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35점이나 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영어가 아주 쉽게 출제되면서 영어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수학 A형에 비해 10점 낮았다"며 "영어의 변별력이 떨어지면서 인문계는 국어와 수학,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이 당락을 좌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